"제주 레드향 열과 피해 근본 대책 마련 시급"
입력 : 2025. 09. 21(일) 14:16수정 : 2025. 09. 21(일) 15:51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과실 터짐 열과율 2010년 15.8%→2024년 38.4% 급증
"30여 농가 천혜향 등 전환… 다른 품종 과잉 생산 우려"
도 "재해보험 포함 노력"… 기후위기 시대 감귤 미래는
지난 19일 오영훈 지시가 레드향 열과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서귀포시 남원읍 레드향 농가를 찾았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이상 고온으로 인한 제주 농가들의 레드향 열과(과실 터짐) 피해가 지속되면서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레드향 재배를 포기하는 대신 시설에서 다른 만감류를 키우려는 농가들이 늘며 일부 품종의 과잉 생산 우려도 제기돼 기후 위기 시대 감귤 산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름철 잦은 폭염 등으로 레드향 열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레드향 열과율은 2010년 15.8% 수준에서 2023년 25.8%, 2024년 38.4%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서귀포시 지역 열과 피해율은 42.8%, 대정 지역은 최대 74.7%까지 집계됐다.

하지만 열과 피해 발생 시 일회성 지원에 그치면서 농가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작년 열과 피해를 입은 도내 농가에 총 20억 원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열과가 자연재해가 아니라 과실이 갈라지는 생리 장해로 분류되면서다.

이런 가운데 농업재해대책법 개정으로 내년 7월부터 이상 고온 관련 보험 적용이 가능해졌으나 레드향은 피해 기준이 없어 당장 효과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센터에서 2025~2028년 열과 발생 원인과 저감 재배 방법을 연구 중으로 재해보험 보상 기준 마련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험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오후 오영훈 지사가 레드향 열과 피해 점검을 위해 서귀포시 남원읍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레드향 농가들은 재해보험 제도 개선, 시설 현대화 지원 등을 요구했다. 오병국 서귀포시 레드향연구회 회장은 "올해 50~70%까지 열과 피해를 입은 농가들도 있다"며 "올해 30여 농가가 레드향 재배를 포기하고 천혜향이나 한라봉으로 품종을 바꾸고 있다. 이렇게 되면 4~5년 뒤 다른 품종의 과잉 생산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오 지사는 "레드향 열과 피해가 농업재해보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적극 협의하면서 빠른 시간 내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FTA 기금 사업 등으로 적기에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답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27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ġ/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