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순자의 현장시선] 플라스틱과 탄소중립, 소비자의 선택이 결정짓는다
입력 : 2025. 08. 08(금) 02:0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한라일보] 집 마당에 오이가 싹을 틔웠다. 꽃을 피울 때쯤 해서 매일 들여다보아도 열매가 달리질 않는 것이었다. 벌이 없어서일까 하던 어느 날 하얀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벌·나비의 존재가 농작물과 연관성이 크다는 걸 생각하니, 미래의 식량난이 예상돼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한 폭우, 폭염 등의 이상기후가 작물의 작황 부진을 이끌어 물가가 치솟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농산물만이 아니라 해수 온도 상승으로 어획량이 주는 등, 바다는 바다대로 아우성친다. 어떻게 하면 기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기후위기의 가장 큰 주범은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튼튼하며 싸서 정말 유용한 소재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만든 편리함 뒤에는 환경과 생명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숨어 있다. 지금 당장 모두 없애긴 어렵겠지만, 줄일 수 있는 것부터 줄여나가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내가 쓰는 플라스틱 하나가 누군가에겐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똑똑한 소비로 바꿔 가는 게 우리 모두의 몫 아닐까?

지난 토요일 지인들의 모임에서, 한 지인의 증언이 조금 놀라웠다. 지난 7월에 몇 사람이 독일을 방문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봤는데 그들은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모두 유리컵을 사용하더라는 이야기였다. "유리컵? 불편할걸?" 우리의 반응은 "불가능할 것 같다"였다. 그러나 그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며 실천하고 있었단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거나, 혹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성성분에 염소 등의 독성이 포함돼 재활용하게 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플라스틱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사용할 플라스틱의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하며, 기업은 플라스틱을 쓰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재사용과 리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만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확실하고 궁극적으로 해결할 방법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실천해야겠다.

기후 위기 시대, 소비자는 더 이상 수동적이어선 안된다. 우리가 선택하는 전기, 우리가 고르는 식재료, 우리가 덜어내는 포장재 하나하나가 세상의 방향을 결정한다. 소비물품의 포장재 하나를 선택할 때도 신경을 쓸 때 정부 정책은 국민의 인식 위에서 작동하고, 기업의 제품은 소비자의 선택 위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소비자의 선택이야말로 기후 위기 시대의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도구다. <변순자 소비자교육중앙회 제주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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