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2)무릉초등학교
"숲은 교실이자 놀이터… 자연에서 배워요"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입력 : 2022. 06. 08(수) 00:00
동백길 탐방에 나선 무릉초 3~4학년 학생들이 하천 바위에 앉아 제주의 물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동백길에서 브로치 만들고
애벌레-번데기되며 웃음꽃
무오법정사 항일발상지서
순국선열에 편지 쓰기도

지난달 27일 서귀포시 도순동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안내센터. 아침 일찍 이곳에 모인 무릉초등학교 아이들의 목소리가 숲의 정적을 깨웠다. 이날만큼은 숲이 교실이자 놀이터가 됐다.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올해 두 번째 '숲길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무릉초 3~4학년은 유옥규 해설사를 따라 푸름 가득한 숲속으로 들어섰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숲과 첫인사를 나눴다. "여러분이 걸을 '동백길'은 우리나라 최대의 동백 군락지예요. 이 껍질로 동백 브로치를 만들어 볼게요." 유 해설사가 미리 준비한 동백 껍질을 나눠주며 말했다. 씨를 툭 뱉어내며 갈라진 동백 껍질이 꽃잎 같았다.

준비물은 간단했다. 미리 브로치 핀대를 붙인 동백 껍질과 색색깔의 매니큐어.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색을 골라 껍질을 장식해 나만의 브로치를 만들어 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가 주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만들기를 마친 아이들은 '진화 놀이'로 신나게 몸을 움직였다. 알이 애벌레가 되고, 애벌레가 번데기·나비가 되는 과정을 몸으로 따라하며 가위바위보 대결을 벌였다. 놀이기구 하나 없는데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좌하은(무릉초 4) 양은 "원래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숲에서 브로치 만들기를 하니 더 재밌다"고 했고, 오채윤(무릉초 4) 양도 "가위바위를 하며 나비가 되는 놀이를 시원한 숲에서 하니 좋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동백길을 걸으며 숲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 나무는 무슨 나무예요." "다람쥐는 어디에 있어요." 호기심 가득한 질문이 이어졌다. 걷다 지치면 나무 그늘에서 바람을 느끼고, 마른 하천 바위에 걸터앉아 제주의 물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자연의 소중함이 오롯이 전해졌다.

걸음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까지 이어졌다. 절터만 남은 그곳에서 아이들은 1919년 3·1운동보다 먼저 일어난 제주도내 최초이자 최대 항일운동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유 해설사가 미리 준비한 나뭇잎을 편지지 삼아 순국선열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교실 밖에서 배우는 역사였다.

자연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특별한 추억이 됐다. 김민재(무릉초 3) 군은 "그늘지고 바람이 시원해 숲을 걷는 기분이 좋았다"며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항일운동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전은숙(무릉초 3학년 담임) 교사는 "무릉리 지역이 대부분 평야이다 보니 아이들이 한라산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데, 친구와 함께 둘레길을 걸으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지역의 역사도 배울 수 있어 제주는 물론 우리나라의 역사를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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