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고소당한 '애정남'
입력 : 2011. 11. 23(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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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강용석씨가 KBS 개콘의 '애정남' 최효종씨를 국회의원 집단모욕죄로 형사고소했다. 강 씨는 '여자 아나운서는 다 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가 집단모욕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강 씨 빼고는 모든 국민이 다 웃었다. 그 분 아내도 고개를 돌리고는 웃고 있을 것이다. 무슨 사고로 유머 감정이 고장난 사람이 아니고서야 웃지 않고 못 배길 일이다.
강 씨 자신도 그것이 웃기는 일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다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여자 아나운서를 비하(卑下)한 것이 죄가 된다면, 국회의원을 야유(揶揄)한 것도 죄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
다시 말해, 강 씨도 개그맨 최 씨가 유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 씨가 무죄이듯, 자신도 무죄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개그맨만 개그하라는 법 있나. 나도 개그를 했을 뿐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여성을 비하하는 것과 국회의원을 야유하는 것은 서로 장르가 다르다. 탈은, 강 씨가 그 두 가지를 혼동한 데 있다.
아더 폴라드가 쓴 책 '풍자(諷刺)'는 이런 말로 시작된다. "풍자가는 함께 지내기가 거북한 사람이다. 그는 타인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유난히 의식하며, 그것을 나타내지 않고는 못배긴다."
요약하면, 풍자는 일종의 공격 행위다. 따라서 그것이 풍자가 될 수 있는-적어도 괜찮은 풍자가 될 수 있는-것은 상대가 강자인 경우에 한한다. 국회의원은 풍자의 대상이 될 만하다. 응분(應分)의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은 약자다. 여권이 꽤 신장(伸張)됐다지만 그렇다. 미래에는 모르되 현재까지 여성은 사회적 약자다. 따라서 여성비하는 풍자가 될 수 없다. 희롱이 될 뿐이다.
이렇게 말하면, '곰국이 겁나는 남편'들은 항의할지 모른다. 여자가 어디 약자냐고. 그러나 '곰국이 겁나는 남편' 시리즈를 듣고 화내는 남편은 없다. 대개는 남편들도 듣고 따라 웃는다. 아직도 남자가 힘을 가졌다는 증거다.
<문학평론가>
강 씨 빼고는 모든 국민이 다 웃었다. 그 분 아내도 고개를 돌리고는 웃고 있을 것이다. 무슨 사고로 유머 감정이 고장난 사람이 아니고서야 웃지 않고 못 배길 일이다.
다시 말해, 강 씨도 개그맨 최 씨가 유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 씨가 무죄이듯, 자신도 무죄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개그맨만 개그하라는 법 있나. 나도 개그를 했을 뿐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여성을 비하하는 것과 국회의원을 야유하는 것은 서로 장르가 다르다. 탈은, 강 씨가 그 두 가지를 혼동한 데 있다.
아더 폴라드가 쓴 책 '풍자(諷刺)'는 이런 말로 시작된다. "풍자가는 함께 지내기가 거북한 사람이다. 그는 타인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유난히 의식하며, 그것을 나타내지 않고는 못배긴다."
요약하면, 풍자는 일종의 공격 행위다. 따라서 그것이 풍자가 될 수 있는-적어도 괜찮은 풍자가 될 수 있는-것은 상대가 강자인 경우에 한한다. 국회의원은 풍자의 대상이 될 만하다. 응분(應分)의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은 약자다. 여권이 꽤 신장(伸張)됐다지만 그렇다. 미래에는 모르되 현재까지 여성은 사회적 약자다. 따라서 여성비하는 풍자가 될 수 없다. 희롱이 될 뿐이다.
이렇게 말하면, '곰국이 겁나는 남편'들은 항의할지 모른다. 여자가 어디 약자냐고. 그러나 '곰국이 겁나는 남편' 시리즈를 듣고 화내는 남편은 없다. 대개는 남편들도 듣고 따라 웃는다. 아직도 남자가 힘을 가졌다는 증거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