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위원장의 국방색 패션
입력 : 2011. 12. 21(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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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時事)주간지 '타임'이 국가정상 중 '최악의 드레서 10인'을 뽑아 발표한 적이 있다. 옷을 가장 못 입는 1위에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뽑혔다. 국방색 옷과 커다란 선글라스 패션을 '못 봐주겠다'고 잡지는 평했다.
국방색이지만 군복은 아니다. 양복도 아니다. 인민복이다. 그렇다고 작업복은 아니다. 노동자의 정장(正裝)쯤 되는 복장이다.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데, 눈여겨보면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이 있다. 노동당대회 등 북한의 큰 행사 때 보면 단상의 인물 중 인민복 차림은 국방위원장이 유일하다. 중국 공산당은 안 그런다. 북한도 김일성 주석까지는 안 그랬다. 후계자가 된 이후는 김정은도 인민복을 입는데, 검정색이다. 국방위원장의 국방색과 구별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국방위원장만 인민복을 입는 것은 그만이 인민의 유일한 대표자라는 뜻이다. 필자가 짐작컨대는 그렇다.
그 유일한 대표자가 사망했다. '현지 지도'를 다녀오는 열차 안에서 였다고 한다. 북한 측의 발표대로라면 과로사다. 건강을 과시(誇示)하려고 무리를 했다는 식의 해설은 악의적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어느 통치자가 국민이 굶기를 원하겠는가. 아픈 몸을 이끌고 인민을 위해 애쓰다 일터에서 숨진 그를 북한 주민이 애도(哀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실은 그의 그런 헌신이 문제다. 절대권력자도 모든 방면에 통달할 수는 없다. 전문분야에서는 그도 아마추어에 불과하다. 문제는 아마추어에 불과한 그의 '지도'를 그 누구도 거역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도 틀렸다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국민의 창의성은 경직(硬直)되고 국가의 생산성은 위축(萎縮)된다. 동물실험의 사례가 있다.
침팬지에게 교통신호를 주지시켰다. 영리한 침팬지는 파란불에는 가고 빨간불에는 섰다. 그런데 길을 건너는 중간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자 침팬지는 길복판에 멈춰섰다. 명령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인간도 그런다.
인민을 먹이고 싶으면, 후계자인 김정은부터라도 '유일사상'의 패션인 인민복을 벗어야 한다.
<문학평론가>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데, 눈여겨보면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이 있다. 노동당대회 등 북한의 큰 행사 때 보면 단상의 인물 중 인민복 차림은 국방위원장이 유일하다. 중국 공산당은 안 그런다. 북한도 김일성 주석까지는 안 그랬다. 후계자가 된 이후는 김정은도 인민복을 입는데, 검정색이다. 국방위원장의 국방색과 구별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국방위원장만 인민복을 입는 것은 그만이 인민의 유일한 대표자라는 뜻이다. 필자가 짐작컨대는 그렇다.
그 유일한 대표자가 사망했다. '현지 지도'를 다녀오는 열차 안에서 였다고 한다. 북한 측의 발표대로라면 과로사다. 건강을 과시(誇示)하려고 무리를 했다는 식의 해설은 악의적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어느 통치자가 국민이 굶기를 원하겠는가. 아픈 몸을 이끌고 인민을 위해 애쓰다 일터에서 숨진 그를 북한 주민이 애도(哀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실은 그의 그런 헌신이 문제다. 절대권력자도 모든 방면에 통달할 수는 없다. 전문분야에서는 그도 아마추어에 불과하다. 문제는 아마추어에 불과한 그의 '지도'를 그 누구도 거역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도 틀렸다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국민의 창의성은 경직(硬直)되고 국가의 생산성은 위축(萎縮)된다. 동물실험의 사례가 있다.
침팬지에게 교통신호를 주지시켰다. 영리한 침팬지는 파란불에는 가고 빨간불에는 섰다. 그런데 길을 건너는 중간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자 침팬지는 길복판에 멈춰섰다. 명령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인간도 그런다.
인민을 먹이고 싶으면, 후계자인 김정은부터라도 '유일사상'의 패션인 인민복을 벗어야 한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