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백운철씨의 '파타피식'
입력 : 2011. 12. 14(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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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이 낯설 것이다. 문화비평가 진중권씨의 설명에 의하면, '파타피식'은 상상력의 유희를 극도로 중시하는 은유(隱喩)와 과학의 혼성 학문이다. 우리말로는 '초(超)형이상학'으로 옮긴다.
이 '학문'의 본부라고 할 프랑스의 철학학회가 '그랑 지두이'의 수상자로 제주도의 백운철씨를 선정했다. '그랑 지두이'는 이 학회가 주는 최고상의 이름이다.
역대 수상자의 명단이 화려하다. 파블로 피카소. 이 사람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루이즈 부르주아. 프랑스 태생의 미국 추상표현주의 조각가다. 현대 미술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오스카르 니에메예르. 브라질의 건축가다. UN 빌딩의 공동설계자다. 브라질 대통령궁, 국회의사당도 그의 작품이다.
이 쯤에서 사람들은 의아해 해질 수 있다. 그런 상을 백운철씨가 왜 받는가.
그를 아는 사람들은 안다. 지금은 없어진 탐라목석원의 주인이었고, 평생 모은 돌과 민속품을 무상기증(無償寄贈)해 지금의 제주돌박물관을 있게 한 인물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그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그가 뛰어난 사진작가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돌을 주제로 한 그의 흑백사진들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영구 소장품이다. 한국인 최초다. 그러나 사진작가로서 그는 여전히 우리들 사이에서 무명에 가깝다.
비전공자지만 그는 독창적인 정원 디자이너, 건축 디자이너다. 그가 만든 탐라목석원은 프랑스 문화재관리국이 간행하는 예술지에서 '세계의 현대 정원 12곳' 중의 하나로 선정됐었다.
넘치면 사방이 폭포를 이루는 거대한 원형 연못을 옥상에 얹은 제주돌박물관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 건물에 견주면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빈약할 정도로 소박(素朴)하다(훗날 다른 지면에서 길게 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백운철씨는 지금도 유명하다. 유명한데도, 누구도 그의 천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는 역설이 훗날 전설처럼 회자(膾炙)되는 날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
이 '학문'의 본부라고 할 프랑스의 철학학회가 '그랑 지두이'의 수상자로 제주도의 백운철씨를 선정했다. '그랑 지두이'는 이 학회가 주는 최고상의 이름이다.
이 쯤에서 사람들은 의아해 해질 수 있다. 그런 상을 백운철씨가 왜 받는가.
그를 아는 사람들은 안다. 지금은 없어진 탐라목석원의 주인이었고, 평생 모은 돌과 민속품을 무상기증(無償寄贈)해 지금의 제주돌박물관을 있게 한 인물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그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그가 뛰어난 사진작가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돌을 주제로 한 그의 흑백사진들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영구 소장품이다. 한국인 최초다. 그러나 사진작가로서 그는 여전히 우리들 사이에서 무명에 가깝다.
비전공자지만 그는 독창적인 정원 디자이너, 건축 디자이너다. 그가 만든 탐라목석원은 프랑스 문화재관리국이 간행하는 예술지에서 '세계의 현대 정원 12곳' 중의 하나로 선정됐었다.
넘치면 사방이 폭포를 이루는 거대한 원형 연못을 옥상에 얹은 제주돌박물관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 건물에 견주면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빈약할 정도로 소박(素朴)하다(훗날 다른 지면에서 길게 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백운철씨는 지금도 유명하다. 유명한데도, 누구도 그의 천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는 역설이 훗날 전설처럼 회자(膾炙)되는 날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