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어쩌다 괴담천국 됐나
입력 : 2011. 11. 18(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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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이제 누구나 안다. 여당이 졌다. 패배자는 또 있다. 신문들이다.
메이저 신문들은 나경원 당선에 온힘을 다 모았다. 그 신문들을 구독하는 서울시민이 다 찍었다면 나 후보는 압도적인 표로 이겼을 것이다. 그런데 졌다. 신문이 안 먹힌 것이다.
그렇다고 진보 신문이 우쭐할 것도 없다. 박원순 표를 누가 모았는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 보수, 진보 불문코 신문이 모두 제대로 힘을 못 썼다는 것은 숫자가 말해주는 사실이다.
욕먹는 정치권이 그래도 낫다. 한나라당은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떨궜다. 신문은 어떤가.
요며칠 신문은 약속이나 한 듯 '괴담에 휘둘리는' 대한민국을 개탄(慨歎)하고 비난하고 야유(揶揄)하고 있다. 빤한 속내다. 선거결과를 괴담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다시 꺼내 들춰 보면, 선거 기간 중 신문들의 편파보도는 괴담을 뺨치는 수준이었다.
광고 전문가인 박종렬이 쓴 '정치선전과 정치광고'는, 편파보도가 초래하는 신용 실추(失墜)의 사례로 나치의 경우를 들고 있다.
히틀러는 선전의 귀재(鬼才)로 통한다. 그는 "거짓말에 대한 신뢰도는 거짓의 정도가 클수록 증가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오래 못 갔다. 그의 거짓말을 나중에는 아무도 안 믿게 된다. 독일국민조차도 나치의 선전에 진저리를 쳤다. 그점에서 그는 선전의 하수(下手)였다.
진정한 고수(高手)는 처칠이었다. 그는 국민에게 전황(戰況)을 사실대로 보고토록 했다. 영국군이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패배한 것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솔직함으로 그는 영국국민에게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했다. 그래서 이겼다.
괴담은 나쁘다. 그런 '괴담에 휘둘리는' 국민을 신문들은 개탄한다. 개탄하기에 앞서 자문해 보자. 어쩌다 대한민국이 괴담천국이 됐는가. 신문기자 사이에 전해 오는 이런 격언이 있다.
"글로 된 신문을 못 믿게 되면 사람들은 말로 된 신문을 쫓는다."
<문학평론가>
메이저 신문들은 나경원 당선에 온힘을 다 모았다. 그 신문들을 구독하는 서울시민이 다 찍었다면 나 후보는 압도적인 표로 이겼을 것이다. 그런데 졌다. 신문이 안 먹힌 것이다.
욕먹는 정치권이 그래도 낫다. 한나라당은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떨궜다. 신문은 어떤가.
요며칠 신문은 약속이나 한 듯 '괴담에 휘둘리는' 대한민국을 개탄(慨歎)하고 비난하고 야유(揶揄)하고 있다. 빤한 속내다. 선거결과를 괴담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다시 꺼내 들춰 보면, 선거 기간 중 신문들의 편파보도는 괴담을 뺨치는 수준이었다.
광고 전문가인 박종렬이 쓴 '정치선전과 정치광고'는, 편파보도가 초래하는 신용 실추(失墜)의 사례로 나치의 경우를 들고 있다.
히틀러는 선전의 귀재(鬼才)로 통한다. 그는 "거짓말에 대한 신뢰도는 거짓의 정도가 클수록 증가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오래 못 갔다. 그의 거짓말을 나중에는 아무도 안 믿게 된다. 독일국민조차도 나치의 선전에 진저리를 쳤다. 그점에서 그는 선전의 하수(下手)였다.
진정한 고수(高手)는 처칠이었다. 그는 국민에게 전황(戰況)을 사실대로 보고토록 했다. 영국군이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패배한 것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솔직함으로 그는 영국국민에게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했다. 그래서 이겼다.
괴담은 나쁘다. 그런 '괴담에 휘둘리는' 국민을 신문들은 개탄한다. 개탄하기에 앞서 자문해 보자. 어쩌다 대한민국이 괴담천국이 됐는가. 신문기자 사이에 전해 오는 이런 격언이 있다.
"글로 된 신문을 못 믿게 되면 사람들은 말로 된 신문을 쫓는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