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잡스냐 에디슨이냐
입력 : 2011. 10. 12(수) 00:00
아이들은 이런 것이 궁금하다. 마징가제트랑 태권브이랑 싸우면 누가 이기나.

며칠전 몇이 모여 밥 먹는 자리에서 시인 문충성씨는 당신 소년 시절엔 이런 것이 궁금했다고 했다. 셜록 홈즈와 르블랑이 겨루면 누가 이기는가.

결과는 일승일패. 런던에서 겨룬 1차는 그곳 지리에 밝은 홈즈가 이겼다. 홈즈는 영국 작가가 쓴 탐정소설 주인공이다. 르블랑은 괴도(怪盜) 루팡-그때는 뤼팽을 다들 그렇게 불렀다-을 쓴 프랑스 작가다. 런던 지리에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2차는 장소를 바꿔 파리에서 열렸다. 같은 이유로 이번은 르블랑이 이긴다.

필자도 기억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실화인 것처럼 설명하고 경청(傾聽)했다.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가 진지(眞摯) 그 자체였다. 그때 아이들은 그랬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자 대중은 그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하다. 궁금한 것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잡스와 에디슨 중 누가 더 위대한 발명가인가.

미국의 언론들은 에디슨을 발명가, 잡스는 혁신가로 선을 그어 재빠르게 정리를 했다. 에디슨이 한 수 위라는 판정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세계의 석학(碩學) 100명이, 인류의 역사상 최고의 발명이 무엇인가를 놓고 토론한 적이 있었다. 다양한 후보가 올라왔다.

민주주의, 미적분(微積分), 지동설, 종교, 언어, 수(數) 0의 발견, 화폐, 비행기, 시계, 상대성이론, 컴퓨터, 거울, 돋보기, 지우개, 여성의 경구용 피임약 등등.

1위는 인쇄술이 차지했다.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지식을 대중들에게까지 넓힌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가장 인상적인 후보는 모차르트였다.

모차르트의 추천자는 하버드대 교수였는데, 추천을 한 이유가 있었다. "모차르트 음악은 악용되거나 남용될 위험성이 전혀 없다. 그 점에서 핵분열이나 항생물질 등 다른 발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투표권은 없지만, 그런 이유라고 한다면 필자도 모차르트에게 한 표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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