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 9.11 10주년
입력 : 2011. 09. 14(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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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들이 슬퍼하는 것은 그 날의 비극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그 날의 악몽이 아직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LA에서 뉴욕으로 가는 아메리카 에어라인 여객기의 기내 화장실 문이 안으로 잠긴 채 열리지 않았다. 놀란 미공군은 즉시 F-16 전투기를 띄웠다. 2대씩이나. 그 정도로 미국은 지금 심란하다.
신문이 없던 추석 연휴, 그 뉴스를 필자는 TV에서 봤다. 궁금했다. 재수없는 가정(假定)이지만, 테러분자들이 비행중인 여객기에 진짜로 폭탄을 심어 놨다고 치자. 이 상황에서 F-16 전투기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여객기가 맨허턴의 자유의 여신상에 접근하기 전에 서둘러 격추(擊墜)를 시키는 것? 116명의 무고한 승객이 타고 있는 여객기를?
F-16은 전쟁 무기다. 테러와의 싸움에서 그것은 잘 훈련된 수색견 한 마리보다 못하다. 아프간계 미국인 안사리 씨가 그의 칼럼(한국일보 5일자)에서 말한 그대로다. 9.11은 테러의 파괴력이 전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9.11을 당하고, 미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떤가. 이것도 안사리 씨의 말이다. 아프간 등 아랍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은 모든 무슬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의도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 싸움에서는 '어떻게'보다 '왜'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들과 어떻게 싸울까에 앞서 그들이 왜 그러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일찍이 토인비가 '역사의 연구'에 그 대답을 암시해 놓았다. 그는 "무릇 문명과 야만의 싸움에서, 야만의 잔혹성은 문명의 도발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비유(比喩)가 재미있다. 이 기념비적 역사가에 의하면, 야만에 대한 문명의 고발은 다음과 같이 불평하는 것나 같다. "어쭈, 이 놈이 때리니까 막 덤비네."
이런 말을 하면 따지는 사람이 꼭 있다. 그럼 테러분자는 죄가 없단 말인가. 그것은, 가정의 결손(缺損)을 지적하는 상담교사에게 다음과 같이 따지는 거나 같다. 그럼 아이는 문제가 없단 말인가.
<문학평론가>
LA에서 뉴욕으로 가는 아메리카 에어라인 여객기의 기내 화장실 문이 안으로 잠긴 채 열리지 않았다. 놀란 미공군은 즉시 F-16 전투기를 띄웠다. 2대씩이나. 그 정도로 미국은 지금 심란하다.
F-16은 전쟁 무기다. 테러와의 싸움에서 그것은 잘 훈련된 수색견 한 마리보다 못하다. 아프간계 미국인 안사리 씨가 그의 칼럼(한국일보 5일자)에서 말한 그대로다. 9.11은 테러의 파괴력이 전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9.11을 당하고, 미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떤가. 이것도 안사리 씨의 말이다. 아프간 등 아랍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은 모든 무슬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의도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 싸움에서는 '어떻게'보다 '왜'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들과 어떻게 싸울까에 앞서 그들이 왜 그러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일찍이 토인비가 '역사의 연구'에 그 대답을 암시해 놓았다. 그는 "무릇 문명과 야만의 싸움에서, 야만의 잔혹성은 문명의 도발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비유(比喩)가 재미있다. 이 기념비적 역사가에 의하면, 야만에 대한 문명의 고발은 다음과 같이 불평하는 것나 같다. "어쭈, 이 놈이 때리니까 막 덤비네."
이런 말을 하면 따지는 사람이 꼭 있다. 그럼 테러분자는 죄가 없단 말인가. 그것은, 가정의 결손(缺損)을 지적하는 상담교사에게 다음과 같이 따지는 거나 같다. 그럼 아이는 문제가 없단 말인가.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