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미국은 안 망한다
입력 : 2011. 08. 10(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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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히고 시작하자. 오늘 제목은 역설(逆說)이다.
필자는 여행 중에는 거의 책을 안 읽는다. 책이나 읽을 양이면 여행은 왜 하는가 싶어서다. 직업이 이러고 보니, 읽고 쓰는 것은 평소 '실컷' 하는 일이다. 예외도 있다. 딸아이 식구 사는 것을 보려고 한 달간 일정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다. 한 달은 긴 시간이다. 그 때는 암만해도 궁금해서 기어이 몇 권을 사들였다.
미국이 신용등급을 강등(降等)당했다는 뉴스를 보며 그때 읽었던 책 한 권이 생각났다. '부(富)의 역사'라는 책인데, 내용은 거의 다 잊었다. 그래도 용케 결론은 생각이 난다. 달러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었다. 저자에 의하면, 달러가 아직 힘을 쓰는 것은 경제 외적 이유, 즉 여전히 최강인 미국의 군사력 때문이다.
이 책이 유일하지도 않고, 처음도 아니다. '나쁜 돈' 등, 달러의 시대가 끝났다는 주제로 쓴 책은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다. 모으면 서재(書齋)의 벽 한 면을 채울 것이다.
미국은 빚으로 사는 나라다. 중국에 진 빚만 1조 수천억 달러다. 중국이 미국에게 '형편껏 살라'고 충고할 만하다. 러시아의 푸틴은 미국을 '세계경제의 기생충'이라고까지 했다. 독한 비유지만, 부인키도 어렵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을 어쩌기도 어렵다. '부의 역사' 저자의 말처럼, 미국의 군사력이 워낙 세어 감히 어쩌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러나 베트남전 이후 미국의 군사력은 곳곳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채권국들이 미국을 어쩌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필자가 아는 ㄱ형은 물려받은 재산을 사업한답시며 다 까먹었다. 그래도 지냈던 가락은 남아서 씀씀이가 여전히 호기롭다. 드나드는 술집도 최고급 업소다. ㄱ형은 큰소리친다.
"내가 그 집에 달아논 외상이 얼만지 아나. 수천(만원)이야. 그러니 나를 감히 어쩌지 못하지. 나한테서 그 돈 받으려면."
미국이 빚이 암만 많아도-많으면 많을수록-망할 수 없는 이유를 그 술집 주인은 어떤 전문가보다도 뼈저리게 이해할 것이다.
<문학평론가>
필자는 여행 중에는 거의 책을 안 읽는다. 책이나 읽을 양이면 여행은 왜 하는가 싶어서다. 직업이 이러고 보니, 읽고 쓰는 것은 평소 '실컷' 하는 일이다. 예외도 있다. 딸아이 식구 사는 것을 보려고 한 달간 일정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다. 한 달은 긴 시간이다. 그 때는 암만해도 궁금해서 기어이 몇 권을 사들였다.
이 책이 유일하지도 않고, 처음도 아니다. '나쁜 돈' 등, 달러의 시대가 끝났다는 주제로 쓴 책은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다. 모으면 서재(書齋)의 벽 한 면을 채울 것이다.
미국은 빚으로 사는 나라다. 중국에 진 빚만 1조 수천억 달러다. 중국이 미국에게 '형편껏 살라'고 충고할 만하다. 러시아의 푸틴은 미국을 '세계경제의 기생충'이라고까지 했다. 독한 비유지만, 부인키도 어렵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을 어쩌기도 어렵다. '부의 역사' 저자의 말처럼, 미국의 군사력이 워낙 세어 감히 어쩌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러나 베트남전 이후 미국의 군사력은 곳곳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채권국들이 미국을 어쩌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필자가 아는 ㄱ형은 물려받은 재산을 사업한답시며 다 까먹었다. 그래도 지냈던 가락은 남아서 씀씀이가 여전히 호기롭다. 드나드는 술집도 최고급 업소다. ㄱ형은 큰소리친다.
"내가 그 집에 달아논 외상이 얼만지 아나. 수천(만원)이야. 그러니 나를 감히 어쩌지 못하지. 나한테서 그 돈 받으려면."
미국이 빚이 암만 많아도-많으면 많을수록-망할 수 없는 이유를 그 술집 주인은 어떤 전문가보다도 뼈저리게 이해할 것이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