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부패, 한계가 왔다'
입력 : 2011. 06. 17(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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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거짓말쟁이 명단이다. 죽어야지 하는 노인, 시집 안 간다는 처녀,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 이것이 전재산이라는 공직자.
국어학자 서정범 교수가 대학가의 비어(蜚語)를 모아 엮은 책 '너덜별곡'에 소개된 유머인데, 수집연도가 1993년도로 돼 있다. 1993년은 공직자 재산공개가 시작된 해다. 그러니까 한물간 유머다. 그러나 유머가 만들어진 풍토는 안 변했다. 되레 극심해졌다. 14일 국무회의를 주재(主宰)한 이명박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면, 대한민국의 공직 부패는 '한계가 왔다'는 느낌이다.
우리도 다른 나라-예컨대 싱가포르 같은-나라에서 공무원을 꿔다 써야 하나. 토마스 모어가 그림 그린 이상국(理想國) 유토피아는 공무원을 이웃나라들에 수출한다. 정확히 말하면, 임대(賃貸)다. 다른 나라들이 유토피아에서 공무원을 빌려다 쓰는 이유는 그들은 절대로 뇌물을 안 받기 때문이다.
툴하게 정의하면, 공무원은 나라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다(사전에 의하면, '툴하다'는 모양새가 없이 흐리멍텅한 상태를 가리키는 제주방언이다). 그 돈밖에 받는 것은 검은 물건일 공산이 십중팔구다.
차이점도 있다. 유토피아는 공무원 봉급을 넉넉히 준다. 이것도 뇌물을 안 받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은 풍족히 받는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주 열악한 편도 아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정년을 채우는 경우 공무원이 받는 평생소득은 민간기업 근로자의 그것보다 높다. 꽤 높다.
그런데도 검은 돈이 오간다. 어쩌면 좋은가. 미국 철학자 산타야나의 주장처럼 공무원들에게 명예만 먹고 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라 한다고 그럴 리도 만무하다.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의 처방이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 토플러는 '꿀단지'를 줄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꿀단지'란 좁게는 공무원의 손에 든 인허가권(認許可權), 넓게는 정부의 권한 전반을 가리킨다. 토플러의 말이다.
"정부라는 꿀단지의 크기를 줄이면 모여드는 파리의 숫자도 줄어든다."
<문학평론가>
국어학자 서정범 교수가 대학가의 비어(蜚語)를 모아 엮은 책 '너덜별곡'에 소개된 유머인데, 수집연도가 1993년도로 돼 있다. 1993년은 공직자 재산공개가 시작된 해다. 그러니까 한물간 유머다. 그러나 유머가 만들어진 풍토는 안 변했다. 되레 극심해졌다. 14일 국무회의를 주재(主宰)한 이명박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면, 대한민국의 공직 부패는 '한계가 왔다'는 느낌이다.
툴하게 정의하면, 공무원은 나라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다(사전에 의하면, '툴하다'는 모양새가 없이 흐리멍텅한 상태를 가리키는 제주방언이다). 그 돈밖에 받는 것은 검은 물건일 공산이 십중팔구다.
차이점도 있다. 유토피아는 공무원 봉급을 넉넉히 준다. 이것도 뇌물을 안 받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은 풍족히 받는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주 열악한 편도 아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정년을 채우는 경우 공무원이 받는 평생소득은 민간기업 근로자의 그것보다 높다. 꽤 높다.
그런데도 검은 돈이 오간다. 어쩌면 좋은가. 미국 철학자 산타야나의 주장처럼 공무원들에게 명예만 먹고 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라 한다고 그럴 리도 만무하다.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의 처방이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 토플러는 '꿀단지'를 줄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꿀단지'란 좁게는 공무원의 손에 든 인허가권(認許可權), 넓게는 정부의 권한 전반을 가리킨다. 토플러의 말이다.
"정부라는 꿀단지의 크기를 줄이면 모여드는 파리의 숫자도 줄어든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