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옥주현의 눈물
입력 : 2011. 06. 01(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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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씨는 "예술에 등수를 매기는 것은 죄악"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칸영화제는 죄악이다. 알고 보면, 노벨문학상도 작가의 등수를 매기는 이벤트다. 시비(是非)는 접고, 즐기기로 한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이야기다.
'핑클' 멤버는 모두 네 명이다. 그 중 가창력은 옥주현이 유일하다. 그래도 다소 뜻밖의 결과였다. 옥주현이 '나가수'에서 1등을 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창력들이 겨루는 경연이다. 노래만 잘 불러 1등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옥주현은 떨고 있었다. 노래를 끝내고 무대를 떠날 때는 걸음마저 비틀거렸다. 결국 눈물이 쏟아지고, 마스카라의 검정 물이 두 뺨 위로 흘러내렸다.
이 모든 장면을 청중평가단은 지켜보았다. 물론 열창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성적은 이 날 무대에서 일어난 총체적 장면의 결과물이었다.
운다고 다 표를 얻는 것은 아니다. 정말 노래 잘하는 BMK도 이날 눈을 적셨다. 그러나 그녀는 7등을 했다. 그녀를 울린 '엄마 생각'은 청중에게는 그녀의 개인사일 뿐이다. 가수가 감정이 복바쳐 목이 잠긴 것도 감점(減點) 요인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옥주현의 눈물은 개인적 감상(感傷)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극도의 긴장감 때문이었다. 청중은 단박에 그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녀가 떨고 있다. 내 앞에서."
이어서 청중의 가슴에 뿌듯이 차오는 것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부가, 정치가 1등을 하는 길도 바로 이것이다.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
민주국가에서, 국민을 존중하는 것은 정치가의 의무다. 포퓰리즘을 경계한다는 핑계로, 이 지엄한 의무를 저버리는 자들을 경계하자. 그런 자들을 어떻게 다룰까도 '나가수'는 보여준다.
'나가수'의 평가단은 매섭다. 1등 한 가수가 그 다음 주는 꼴찌로 추락하기도 한다. 가수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청중은 즉각 알아채고 가차없이 응징(膺懲)한다. 국민도 그런다. 4·27 재보선에서 보았던 그대로다. <문학평론가>
옥주현은 떨고 있었다. 노래를 끝내고 무대를 떠날 때는 걸음마저 비틀거렸다. 결국 눈물이 쏟아지고, 마스카라의 검정 물이 두 뺨 위로 흘러내렸다.
이 모든 장면을 청중평가단은 지켜보았다. 물론 열창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성적은 이 날 무대에서 일어난 총체적 장면의 결과물이었다.
운다고 다 표를 얻는 것은 아니다. 정말 노래 잘하는 BMK도 이날 눈을 적셨다. 그러나 그녀는 7등을 했다. 그녀를 울린 '엄마 생각'은 청중에게는 그녀의 개인사일 뿐이다. 가수가 감정이 복바쳐 목이 잠긴 것도 감점(減點) 요인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옥주현의 눈물은 개인적 감상(感傷)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극도의 긴장감 때문이었다. 청중은 단박에 그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녀가 떨고 있다. 내 앞에서."
이어서 청중의 가슴에 뿌듯이 차오는 것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부가, 정치가 1등을 하는 길도 바로 이것이다.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
민주국가에서, 국민을 존중하는 것은 정치가의 의무다. 포퓰리즘을 경계한다는 핑계로, 이 지엄한 의무를 저버리는 자들을 경계하자. 그런 자들을 어떻게 다룰까도 '나가수'는 보여준다.
'나가수'의 평가단은 매섭다. 1등 한 가수가 그 다음 주는 꼴찌로 추락하기도 한다. 가수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청중은 즉각 알아채고 가차없이 응징(膺懲)한다. 국민도 그런다. 4·27 재보선에서 보았던 그대로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