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나는 가수다' 유감
입력 : 2011. 05. 18(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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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음도 있지만, 필자는 요즘 이 TV 프로그램 때문에 모처럼 즐겁다. 프로 가수, 그것도 진짜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 7명을 경연(競演)시켜 순위를 매기고 꼴찌는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소위 '아이돌' 가수들이 춤추고 까부는 무대가 토끼와 다람쥐의 놀이터라면, '나는 가수다'는 맹수들의 격투장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임재범의 출현이다. 방송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 '미친 가창력' 가수의 등장을 가리켜 누군가 말했다. '왕의 귀환'이라고.
그런 그가 자기 노래는 그저 '한풀이'일 뿐이었고, 진짜 1등은 김연우 바로 당신이라고 했다. 김연우는 아직까지 5, 6등을 맴도는 가수다.
김연우가 최고의 가수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라고 한다면, 김연우는 가장 가수다운 가수일 것이다.
김연우는 노래를 정석(定石)대로 부른다. 열창이나 과격한 제스처로 청중을 흥분시키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빠져들게 만든다. 누군가의 말처럼, 야구로 치면 그는 직구(直球)로 삼진(三振)을 잡는 투수다.
그러나 대중은 불닭소스같이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 김연우의 게임 성적이 안 좋은 이유다. 정엽이 첫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도 대중의 그런 취향 때문이었다. 정엽은 그리스 신화 속 사이렌의 노래처럼 듣는 사람의 정신을 홀리는 마력을 지닌 가수다.
이 쯤 되자 '나는 가수다'의 모든 출연자가 열창을 강요당하는 형국이다. 미풍처럼 아련한 창법(唱法)이 매력인 이소라까지 악을 쓰며 불렀고, 그러자 등수가 5등에서 2등으로 치솟았다.
우려스러운 것은, 모든 남자 가수의 임재범화, 모든 여자 가수의 박정현화다. "김연우, 당신이 1등"이라고 했을 때, 임재범이 대중들에게 던지고 싶었던 이야기도 이것일 것이다.
모든 가수에게 한 가지 창법을 강요하는 무대는 필자에게 하나의 알레고리로 다가온다.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의견만 말하도록 강요하는 사회의 알레고리. 그것의 다른 이름도 우리는 알고 있다. 파시즘.
<문학평론가>
그런 그가 자기 노래는 그저 '한풀이'일 뿐이었고, 진짜 1등은 김연우 바로 당신이라고 했다. 김연우는 아직까지 5, 6등을 맴도는 가수다.
김연우가 최고의 가수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라고 한다면, 김연우는 가장 가수다운 가수일 것이다.
김연우는 노래를 정석(定石)대로 부른다. 열창이나 과격한 제스처로 청중을 흥분시키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빠져들게 만든다. 누군가의 말처럼, 야구로 치면 그는 직구(直球)로 삼진(三振)을 잡는 투수다.
그러나 대중은 불닭소스같이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 김연우의 게임 성적이 안 좋은 이유다. 정엽이 첫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도 대중의 그런 취향 때문이었다. 정엽은 그리스 신화 속 사이렌의 노래처럼 듣는 사람의 정신을 홀리는 마력을 지닌 가수다.
이 쯤 되자 '나는 가수다'의 모든 출연자가 열창을 강요당하는 형국이다. 미풍처럼 아련한 창법(唱法)이 매력인 이소라까지 악을 쓰며 불렀고, 그러자 등수가 5등에서 2등으로 치솟았다.
우려스러운 것은, 모든 남자 가수의 임재범화, 모든 여자 가수의 박정현화다. "김연우, 당신이 1등"이라고 했을 때, 임재범이 대중들에게 던지고 싶었던 이야기도 이것일 것이다.
모든 가수에게 한 가지 창법을 강요하는 무대는 필자에게 하나의 알레고리로 다가온다.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의견만 말하도록 강요하는 사회의 알레고리. 그것의 다른 이름도 우리는 알고 있다. 파시즘.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