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신비주의를 들킨 죄
입력 : 2011. 04. 27(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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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의 조국 교수가 트위터에 썼다. "이지아가 정우성을 사귈 때 이혼녀임을 밝힐 법적 의무는 없다. 그러나 도덕적 의무는 있다." 로스쿨 교수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진보 논객 진중권씨도 썼다. 그는 "그것은 사적인 문제지 공적 관심을 쏟을 소재가 아니"라고 했다. 재미있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진 씨 스스로 공적 관심을 드러냈다.
서태지씨와 이지아씨의 사생활에게 쏠리는 대중의 관심은 아닌 게 아니라 좀 과도(過度)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대중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그렇게 만든 것은 서태지씨 자신이다.
서 씨는 과거 20년간 소위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대중의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 놨다. '공적 소재 아니' 운운이 대중에게 관심을 끄라는 충고(忠告)의 의미라면, 그것은 마치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풍선을 펑 터뜨리고는 '돌아보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라'고 하는 거나 같다.
신비주의 마케팅은 서 씨에게 많은 돈을 벌어줬다. 다시 말해 대중은 비싼 값을 치르고 서 씨에게서 신비를 샀다. 이 경우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購買)한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서 씨 외에도 신비주의 연예인은 배용준, 이영애, 전지현씨 등 여럿이 있다. 명사들을 불러 앉히고 쥐락펴락하는 천하의 '무릎팍도사'도 아직 장동건씨는 못 불러냈다.
필자가 보기에 오히려 서태지씨의 잘못은 자신을 제대로 감추지 못한 것이다. 그는 신비를 끝까지 고수하지 못하고 내막(內幕)을 들킴으로써, 팬들에게 명품 값을 주고 짝퉁을 구입한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을 안겨줬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신비주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언어와 이데올로기'의 저자 올리비에 르블에 따르면, 신비주의는 다음과 같은 명령어의 기능을 수행(遂行)한다. "당신은 나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나를 믿어야 하며 복종해야 한다."
연예인의 신비주의는 대수롭지 않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독재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
진보 논객 진중권씨도 썼다. 그는 "그것은 사적인 문제지 공적 관심을 쏟을 소재가 아니"라고 했다. 재미있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진 씨 스스로 공적 관심을 드러냈다.
서 씨는 과거 20년간 소위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대중의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 놨다. '공적 소재 아니' 운운이 대중에게 관심을 끄라는 충고(忠告)의 의미라면, 그것은 마치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풍선을 펑 터뜨리고는 '돌아보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라'고 하는 거나 같다.
신비주의 마케팅은 서 씨에게 많은 돈을 벌어줬다. 다시 말해 대중은 비싼 값을 치르고 서 씨에게서 신비를 샀다. 이 경우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購買)한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서 씨 외에도 신비주의 연예인은 배용준, 이영애, 전지현씨 등 여럿이 있다. 명사들을 불러 앉히고 쥐락펴락하는 천하의 '무릎팍도사'도 아직 장동건씨는 못 불러냈다.
필자가 보기에 오히려 서태지씨의 잘못은 자신을 제대로 감추지 못한 것이다. 그는 신비를 끝까지 고수하지 못하고 내막(內幕)을 들킴으로써, 팬들에게 명품 값을 주고 짝퉁을 구입한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을 안겨줬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신비주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언어와 이데올로기'의 저자 올리비에 르블에 따르면, 신비주의는 다음과 같은 명령어의 기능을 수행(遂行)한다. "당신은 나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나를 믿어야 하며 복종해야 한다."
연예인의 신비주의는 대수롭지 않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독재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