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천당보다는 일자리
입력 : 2011. 02. 18(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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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브)의 꾐에 넘어가 금지된 열매를 먹은 아담에게 신(神)은 말한다. "너는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것이다." 창세기의 이 이야기에서 노동은 신의 저주(詛呪)다. 따라서 천국은 당연히 '노는' 장소라야 한다.
그러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주인공 핀은 천당은 싫고 지옥이면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말한다. 이 천방지축(天方地軸) 소년에게, 종일 천사들과 하프나 튕기며 지내는 생활은 생각만 해도 지겨웠다.
혹자에게는 이슬람의 낙원이 유혹적일 것이다. 코란 55장은 말한다. "그 곳에는 아름다운 처녀들이 있다. (중략) 지금까지 어느 인간이나 신도 손을 댄 적이 없는 숫처녀들이다."
그러나 같은 음식을 계속 먹는 것처럼, 휴식이나 쾌락도 얼마 못 가 질리게 돼 있다. 계속 해도 질리지 않는 행복은 차라리 노동이다. 실직을 해서 놀아본 사람은 안다. 노는 것이 얼마나 지겨운가를.
사실, 하프나 뜯으며 '노는' 천국은 성서적인 그림도 아니다. '노는' 천국은 훗날 신학자들이 상상해낸 그림이다. 필자는 신학자들의 천국을 거슬러 성서의 천국을 감히 이렇게 정리한다. 즐거운 노동이 있는 곳, 혹은 노동이 즐거움이 되는 곳.
필자의 증거는 구약성서다. 이사야서 65장에 의하면 낙원은 다음과 같은 곳이다. "사람들이 제 손으로 지은 집에 들어가 살고, 제 손으로 가꾼 포도를 따 먹을 것이다."
생활을 강탈당하지 않고 노동을 착취당하지 않는 행복을 예언자는 노래하고 있다. 신학자들이 두뇌로 그린 낙원과 달리, 성서의 천국은 노동자와 실직자들이 몸으로 갈구(渴求)하는 낙원의 비전을 닮았다.
천국은 지옥의 반대편이다. 지옥을 알면 천국이 어떤 곳인가를 알 수 있다. 지금 중동을 휩쓰는 시위-그것을 일괄(一括) 민주화 시위라고 부르는 것은 언론이 잘못 알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는 대학을 나와 노점상을 하던 튀니지 청년의 분신(焚身)에서 비롯됐다. 이 청년에게는 노는 것이 곧 지옥이었다.
어제 신문을 보니, 우리나라도 청년실업률이 8.5%다.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치다.
<문학평론가>
혹자에게는 이슬람의 낙원이 유혹적일 것이다. 코란 55장은 말한다. "그 곳에는 아름다운 처녀들이 있다. (중략) 지금까지 어느 인간이나 신도 손을 댄 적이 없는 숫처녀들이다."
그러나 같은 음식을 계속 먹는 것처럼, 휴식이나 쾌락도 얼마 못 가 질리게 돼 있다. 계속 해도 질리지 않는 행복은 차라리 노동이다. 실직을 해서 놀아본 사람은 안다. 노는 것이 얼마나 지겨운가를.
사실, 하프나 뜯으며 '노는' 천국은 성서적인 그림도 아니다. '노는' 천국은 훗날 신학자들이 상상해낸 그림이다. 필자는 신학자들의 천국을 거슬러 성서의 천국을 감히 이렇게 정리한다. 즐거운 노동이 있는 곳, 혹은 노동이 즐거움이 되는 곳.
필자의 증거는 구약성서다. 이사야서 65장에 의하면 낙원은 다음과 같은 곳이다. "사람들이 제 손으로 지은 집에 들어가 살고, 제 손으로 가꾼 포도를 따 먹을 것이다."
생활을 강탈당하지 않고 노동을 착취당하지 않는 행복을 예언자는 노래하고 있다. 신학자들이 두뇌로 그린 낙원과 달리, 성서의 천국은 노동자와 실직자들이 몸으로 갈구(渴求)하는 낙원의 비전을 닮았다.
천국은 지옥의 반대편이다. 지옥을 알면 천국이 어떤 곳인가를 알 수 있다. 지금 중동을 휩쓰는 시위-그것을 일괄(一括) 민주화 시위라고 부르는 것은 언론이 잘못 알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는 대학을 나와 노점상을 하던 튀니지 청년의 분신(焚身)에서 비롯됐다. 이 청년에게는 노는 것이 곧 지옥이었다.
어제 신문을 보니, 우리나라도 청년실업률이 8.5%다.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치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