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경관과 엉덩이
입력 : 2011. 01. 19(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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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는 '뒤태'라고 부른다. 뒤에서 본 자태라는 뜻일 것이다. 그 뒤태를 살리는 것은 역시 엉덩이다. 그러나 탱탱한 엉덩이도 허깨선, 허리선, 다리선과 제대로 어울려야 비로소 제값을 하게 된다.
프랑스 철학자 싸르트르가 엉덩이에 대해 썼다. 난해하기로 소문난 그의 책 '존재와 무'에 의하면 신체와 따로 노는 엉덩이는 '외설(猥褻)스럽다'.
예컨대 빙판 위 김연아의 의상은 짧고 얇고 살에 착 달라붙는다. 그러나 절대로 외설스럽지가 않다. 그것은 김연아의 몸이 머리에서 발끝까지-당연히 엉덩이까지도-유기적(有機的)으로 움직이며 인간의 신체가 얼마나 자유롭고 유연하며 힘차게 약동(躍動)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외설스러움은 부자연스러움과 통한다. 과장해서 좌우로 흔들며 걷는 엉덩이는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외설스럽다. 싸르트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행(步行)에 종사하는 신체에서 떨어져 나와 '군더더기'로 고립돼 흔들릴 때 그 엉덩이는 외설스럽다.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景觀) 투표에서 최종 28곳에 들었을 때, 더 정확히 말해 이와 관련해서 누군가 이렇게 물었을 때, 필자는 남우세스럽게도 '엉덩이'가 생각났다. 그는 이렇게 물었다.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과 백두산, 우리나라가 신청한 설악산, 중국의 양쯔강과 장가계(張家界), 일본의 후지산이 모두 탈락하고 아시아에서는 제주도가 혼자 뽑혔는데, 과연 그럴만한가."
산, 오름, 동굴, 주상절리, 폭포 중 하나만 떼어내어 견주면 그런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탈락 후보 뿐 아니라 뽑힌 28개의 경관들도-그 하나하나는 물론 빼어나다-이를테면 따로 노는 엉덩이들이고, 그런 점에서 외설적이다.
제주의 경관은 제대로 감상하려면 하나의 성좌(星座)로 보아야 한다. 별 하나하나는 최고가 아닐지 모르나, 그것들이 모여 만든 별자리는 단연 최고다. 예전에 필자가 만난 여행전문가-프랑스인 신부(神父)였다-는 말했다.
"세계를 다녀 봤다. 그 중에서 제주도가 최고다. 창조주는 이 작은 섬에 온갖 아름다운 것을 모두 시험해 본 것 같다." <문학평론가>
프랑스 철학자 싸르트르가 엉덩이에 대해 썼다. 난해하기로 소문난 그의 책 '존재와 무'에 의하면 신체와 따로 노는 엉덩이는 '외설(猥褻)스럽다'.
외설스러움은 부자연스러움과 통한다. 과장해서 좌우로 흔들며 걷는 엉덩이는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외설스럽다. 싸르트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행(步行)에 종사하는 신체에서 떨어져 나와 '군더더기'로 고립돼 흔들릴 때 그 엉덩이는 외설스럽다.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景觀) 투표에서 최종 28곳에 들었을 때, 더 정확히 말해 이와 관련해서 누군가 이렇게 물었을 때, 필자는 남우세스럽게도 '엉덩이'가 생각났다. 그는 이렇게 물었다.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과 백두산, 우리나라가 신청한 설악산, 중국의 양쯔강과 장가계(張家界), 일본의 후지산이 모두 탈락하고 아시아에서는 제주도가 혼자 뽑혔는데, 과연 그럴만한가."
산, 오름, 동굴, 주상절리, 폭포 중 하나만 떼어내어 견주면 그런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탈락 후보 뿐 아니라 뽑힌 28개의 경관들도-그 하나하나는 물론 빼어나다-이를테면 따로 노는 엉덩이들이고, 그런 점에서 외설적이다.
제주의 경관은 제대로 감상하려면 하나의 성좌(星座)로 보아야 한다. 별 하나하나는 최고가 아닐지 모르나, 그것들이 모여 만든 별자리는 단연 최고다. 예전에 필자가 만난 여행전문가-프랑스인 신부(神父)였다-는 말했다.
"세계를 다녀 봤다. 그 중에서 제주도가 최고다. 창조주는 이 작은 섬에 온갖 아름다운 것을 모두 시험해 본 것 같다."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