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나쁜 중국' 다시 보기
입력 : 2011. 01. 05(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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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종말이 온다 했다. 그래서 가진 재산 다 바치고 기다렸다. 때가 됐다. 그러나 휴거(携擧)는 없었다. 그러면 신도는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를 할까. 아니다. 신자는 말한다. "내 기도가 부족했다"고. 아니면 "내 기도가 통해서 종말이 비켜갔다"고.
종말이 와야 한다는 믿음과 오지 않은 현실 사이에 낀 신도는 자신의 인지적(認知的) 부조화를 이런 식으로 해소한다고 심리학자들은 설명한다.
신묘년 새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겪는 인지적 부조화의 상대가 있다. 중국이다. 신년호 1면을 다음과 같은 기사로 장식(裝飾)한 신문이 있었다. "세계는 당혹스럽다. 중국의 굴기가 거칠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특히 더 당혹스럽다. 중국을 빼고는 남북문제를 다룰 수 없다. 그런 중국이 북한편만 든다. 그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과 우리 편이 아닌 현실과의 부조화. 어쩌면 좋은가.
필자의 생각 역시 휴거 신도와 같은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 번 바꿔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중국은 정녕 우리에게 '나쁜 중국'이기만 할까.
천안함 때나 연평도 때도 중국은 북한을 나무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 잘했다고 하지도 않았다. 사태가 지금보다 더 악화돼서는 안 된다고만 했다.
그런 중국이, 우리 군의 사격훈련 때는 북한군이 대응하지 않도록 자제(自制)를 시켰다. 미국 정부도 그 점은 중국을 고마워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중국은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이다. 그것이 칭찬받을 일이 아니면, 북한군의 대응이 있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만, 중국이 그러는 점도 이해를 하자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막 가는 북한을 누군가는 나서서 말려야 하는데, 말리려면 먼저 편들 들어야 한다. 문제아를 다루는 선생님은 다 아는 원칙이다. 선생님은 말한다.
누가 뭐래도 나는 네 편이다, 나만은 네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니 내 말을 듣거라, 제발.
<문학평론가>
신묘년 새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겪는 인지적 부조화의 상대가 있다. 중국이다. 신년호 1면을 다음과 같은 기사로 장식(裝飾)한 신문이 있었다. "세계는 당혹스럽다. 중국의 굴기가 거칠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특히 더 당혹스럽다. 중국을 빼고는 남북문제를 다룰 수 없다. 그런 중국이 북한편만 든다. 그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과 우리 편이 아닌 현실과의 부조화. 어쩌면 좋은가.
필자의 생각 역시 휴거 신도와 같은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 번 바꿔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중국은 정녕 우리에게 '나쁜 중국'이기만 할까.
천안함 때나 연평도 때도 중국은 북한을 나무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 잘했다고 하지도 않았다. 사태가 지금보다 더 악화돼서는 안 된다고만 했다.
그런 중국이, 우리 군의 사격훈련 때는 북한군이 대응하지 않도록 자제(自制)를 시켰다. 미국 정부도 그 점은 중국을 고마워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중국은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이다. 그것이 칭찬받을 일이 아니면, 북한군의 대응이 있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만, 중국이 그러는 점도 이해를 하자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막 가는 북한을 누군가는 나서서 말려야 하는데, 말리려면 먼저 편들 들어야 한다. 문제아를 다루는 선생님은 다 아는 원칙이다. 선생님은 말한다.
누가 뭐래도 나는 네 편이다, 나만은 네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니 내 말을 듣거라, 제발.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