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섬 좌초 선박사고 잔해물 수개월째 ‘방치’
입력 : 2025. 08. 21(목) 15:55수정 : 2025. 08. 21(목) 15:58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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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형사고로 선박 내부 장비·폐기물 바다로
사고 후 해녀 물질 멈춰.. 남방큰돌고래 지나는 길목
제주시, 한국어촌어항공단 위탁 체결 수거작업 예정
사고 후 해녀 물질 멈춰.. 남방큰돌고래 지나는 길목
제주시, 한국어촌어항공단 위탁 체결 수거작업 예정

21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토끼섬에 좌초 선박 사고 잔해물이 방치돼 있다.
[한라일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제주 토끼섬 인근 해안에서 좌초 사고가 난 선박 부유물들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어민과 해양생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1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토끼섬 연안에는 선박 잔해물과 엔진기관 등 다양한 해양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난 2월 선박 2대가 좌초되고, 승선원 4명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선박이 암초에 걸리면서 부서지고 뒤집혀 선박 내부에 있던 장비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하도리에 따르면 선박의 본체는 지난 3월쯤 수거됐으나 선박 잔해물과 냉각기, 모니터, 전선, 발전기, 낚싯줄 등이 연안과 수중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한국어촌어항공단에서 이틀에 걸쳐 수거한 양만 10t에 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마을주민 A씨는 “마을 청년회와 봉사단체에서도 수거 작업을 했었는데 연안에 보이는 선박 폐기물은 극히 일부고 수면 아래는 20t 이상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주와 행정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마을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하도리 해녀들은 사고 이후 반년가량 물질을 멈췄다고 전했다. A씨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선박 잔해물들이 있다 보니 무서워서 못 들어가고 있다”며 “2월부터 물질을 멈추면서 해녀들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보상보다 바다가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곳은 남방큰돌고래가 매일 목격될 정도로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선박 잔해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이날 토끼섬으로 이동하는 동안 남방큰돌고래 4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방큰돌고래를 오랜 기간 촬영해 온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토끼섬은 남방큰돌고래가 김녕에서 출발해 종달리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꼭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간”이라며 “선박 사고 시 발생한 잔해물은 남방큰돌고래 신체에 생채기를 낼 수 있고, 낚싯줄 등 폐어구는 몸에 감겨 행동에 제약을 유발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는 이달 한국어촌어항공단과 ‘양식어장 정화사업’ 위탁 계약을 체결해 토끼섬 인근 선박 잔해물들을 수거할 예정이다. 과업지시서에 표기된 수중 폐기물 육상하역량은 16t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선박 사고 시 본체는 선주가 수거하고, 나머지 침전·부유폐기물은 해녀 조합에도 영향을 미쳐 행정이 협조해 수거하고 있다”며 “토끼섬 해안의 경우 수중 조사와 실시 설계, 승인 요청 등 행정작업을 진행하며 수거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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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토끼섬 연안에는 선박 잔해물과 엔진기관 등 다양한 해양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하도리에 따르면 선박의 본체는 지난 3월쯤 수거됐으나 선박 잔해물과 냉각기, 모니터, 전선, 발전기, 낚싯줄 등이 연안과 수중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한국어촌어항공단에서 이틀에 걸쳐 수거한 양만 10t에 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마을주민 A씨는 “마을 청년회와 봉사단체에서도 수거 작업을 했었는데 연안에 보이는 선박 폐기물은 극히 일부고 수면 아래는 20t 이상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주와 행정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마을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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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토끼섬에서 수거된 좌초 선박 잔해물.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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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토끼섬에서 수거된 좌초 선박 잔해물. 독자 제공 |
또 이곳은 남방큰돌고래가 매일 목격될 정도로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선박 잔해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이날 토끼섬으로 이동하는 동안 남방큰돌고래 4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방큰돌고래를 오랜 기간 촬영해 온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토끼섬은 남방큰돌고래가 김녕에서 출발해 종달리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꼭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간”이라며 “선박 사고 시 발생한 잔해물은 남방큰돌고래 신체에 생채기를 낼 수 있고, 낚싯줄 등 폐어구는 몸에 감겨 행동에 제약을 유발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는 이달 한국어촌어항공단과 ‘양식어장 정화사업’ 위탁 계약을 체결해 토끼섬 인근 선박 잔해물들을 수거할 예정이다. 과업지시서에 표기된 수중 폐기물 육상하역량은 16t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선박 사고 시 본체는 선주가 수거하고, 나머지 침전·부유폐기물은 해녀 조합에도 영향을 미쳐 행정이 협조해 수거하고 있다”며 “토끼섬 해안의 경우 수중 조사와 실시 설계, 승인 요청 등 행정작업을 진행하며 수거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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