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일의 세상읽기]서둘러 싸인한 이유
입력 : 2011. 11. 25(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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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씨는 노래를 진짜 잘한다. 150cm, 44kg의 작은 소리통에서 쏟아내는 폭풍 가창력이 압도적이다. 그런데 귀엽다. 그래서 별명이 '요정(妖精)'이다. 화장품 CF도 찍었다. 찍을 만하다. 여신 같은 미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예쁘다.
배우 김승우씨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그녀가 나왔다. 진행자가 물었다. "화장품 CF는 미인만 찍는 건데?" 그녀가 대답했다. "그래서 얼른 싸인했어요. 광고주가 정신 차리기 전에." 그러고는 깔깔 웃었다.
그러나 우리는 웃을 수가 없다. 한미 FTA 이야기다.
후보 시절 오바마는 한미 FTA를 맹비난했다. 대통령이 되고도 한참을 그랬다. 그러던 그가 재협상 이후 180도 바뀌었다. 의회도 서둘러 협정을 비준(批准)했다. 문득 그녀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얼른 싸인했어요. 광고주가 정신 차리기 전에."
미국법에 의하면, 피자도 채소(菜蔬)다. 우습지만 사실이다. 의회가 그리 입법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피자를 납품하는 업자들이 아낌없이 로비를 한 결과다. 미국 의회는 워낙 그런 곳이다. 장삿속에 신속하고 철저하다.
그런 그들이 한미 FTA를 일사천리(一瀉千里)로 해치웠다. 외신들의 보도와 논평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한미 FTA가 '최루탄 국회'를 통과한 직후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의 대미(對美) 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영국 BBC는 "이 협정으로 (한국 등)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이 100억 달러 늘 것"이라고 했다. 취지는 저 말이나 이 말이나다.
이제 어쩌면 좋은가. 도전(挑戰)과 응전(應戰)의 도식에서 위안을 찾을까. 누군가는 말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러면 이렇게 말하자. 불리하니까 기회라고. 그렇게 정리를 하면 마음 하나는 편해진다. 그러나 그것을 기회로 삼기 위해서도 불리하다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그 점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면 기회도 없는데.
<문학평론가>
그러나 우리는 웃을 수가 없다. 한미 FTA 이야기다.
후보 시절 오바마는 한미 FTA를 맹비난했다. 대통령이 되고도 한참을 그랬다. 그러던 그가 재협상 이후 180도 바뀌었다. 의회도 서둘러 협정을 비준(批准)했다. 문득 그녀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얼른 싸인했어요. 광고주가 정신 차리기 전에."
미국법에 의하면, 피자도 채소(菜蔬)다. 우습지만 사실이다. 의회가 그리 입법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피자를 납품하는 업자들이 아낌없이 로비를 한 결과다. 미국 의회는 워낙 그런 곳이다. 장삿속에 신속하고 철저하다.
그런 그들이 한미 FTA를 일사천리(一瀉千里)로 해치웠다. 외신들의 보도와 논평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한미 FTA가 '최루탄 국회'를 통과한 직후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의 대미(對美) 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영국 BBC는 "이 협정으로 (한국 등)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이 100억 달러 늘 것"이라고 했다. 취지는 저 말이나 이 말이나다.
이제 어쩌면 좋은가. 도전(挑戰)과 응전(應戰)의 도식에서 위안을 찾을까. 누군가는 말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러면 이렇게 말하자. 불리하니까 기회라고. 그렇게 정리를 하면 마음 하나는 편해진다. 그러나 그것을 기회로 삼기 위해서도 불리하다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그 점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면 기회도 없는데.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