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교·도서관에 역사왜곡 '리박스쿨' 도서 비치 논란
입력 : 2025. 08. 08(금) 13:08수정 : 2025. 08. 11(월) 12:49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도내 학교 9곳 공공도서관 3곳에서 확인
제주4·3 왜곡 민간인 희생 정당화 포함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8일 공식 사과 표명
"책자 대출 금지하고 긴급 회수 조치"
역사왜곡 논란 리박스쿨 교재. 연합뉴스 제공
[한라일보] 제주4·3과 여순사건 등을 왜곡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며 리박스쿨 늘봄강사 교재로도 활용된 도서가 제주지역 학교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에도 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4·3희생자 유족과 도민, 교육가족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는 도내 초등학교 8곳과 중학교 1곳에 각 1권씩 소장돼 있다. 공공도서관에는 제주도서관과 서귀포도서관, 송악도서관이 2020년 8월 해당 도서를 구입해 비치했으며, 대출 횟수는 제주도서관 4회, 서귀포도서관 1회, 송악도서관 5회로 집계됐다.

또한 극우 성향 교원단체로 분류되는 대한민국교원조합이 출간한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는 올해 6월 제주도서관이 1권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는 건국절을 주장하고, 여순사건과 4·3 등을 반란으로 규정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책은 "제주4·3사건의 영향으로 여수, 순천 등에서도 반란이 일어났다. 많은 사람의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반란 세력을 진압하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없었다"는 식의 서술로 무고한 민간인 희생을 정당화하고, 진압 작전을 암 치료에 비유해 "정상 세포까지 죽고 환자가 고통받는 것을 알면서도 방사선 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는 표현도 담고 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6월 도내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강사 중 리박스쿨 관련 이력 보유자 여부를 전수조사했지만, 해당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조사는 외부 강사 자격증·이수증 제출 여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도서 구비 현황 조사는 별도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김광수 교육감은 8일 입장문을 내고 "특정 시각에서 편향된 역사관을 담은 책자가 학교 현장과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사실 만으로도 교육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우리 아이들의 바른 역사 인식 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교육청에서는 책자 대출을 금지하는 한편 회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아이들이 학교 현장에서 접하는 책자나 자료가 객관성과 균형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면서 "도서 선정과 비치 과정에서의 사전 검토 절차를 강화하고 이와 같은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주교육은 제주4·3의 역사적 교훈을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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