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외롭고 힘들게 '처음'을 맞는 여성들에게
황효진·윤이나의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11. 12(금) 00:00
편지 형식으로 띄운 글
콘텐츠 속 여성의 위로

코로나19 시국을 건너며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글을 썼다. 팟캐스트 '시스터후드'를 함께 꾸리며 여성이 만들거나, 여성이 비중 있게 등장하거나, 여성에 관해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보고 그 속의 여성과 실제 세상 속의 여성들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눠온 그들이었다. 매주 수요일 각자의 한 주를 기록한 그 편지들은 어느새 스무 통이 되었다. 콘텐츠 기획자로 '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황효진, 거의 모든 장르의 글을 써온 윤이나 작가의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는 그 편지들로 묶였다.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시작한 글들은 서로에게 띄우는 편지였지만 반드시 서로에게만 보내는 것은 아니었다. 생전 처음 맞이하는 시절을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 외롭고 힘들게 보내고 있을 다른 여성들에게 전하는 편지이기도 했다.

윤이나 작가가 2020년 4월 15일에 쓴 편지의 한 대목. 넷플릭스 시리즈 '그리고 베를린에서', 영화 '브루클린'에 나오는 여성들의 이름을 불러내며 이렇게 적었다. "내 옆의 누군가가 길을 잃은 것 같다면, 나침반을 같이 보고 방향을 찾아보자고 말할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탈출이고, 그게 한 세계를 떠나는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요."

한 시간을 통화하고서도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라고 말하는 친구들처럼, 두 사람은 수요일마다 긴 편지를 보내고 남은 안부를 물으며 혼자 잠드는 밤이 두렵지 만은 않았다고 했다. 도서, 영화, 드라마, 뮤지컬, 웹툰, 가요 등 여러 콘텐츠 속 수많은 여성들은 우리가 분명히 이어져 있다는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일의 무게를 나누어 지고 일상을 가볍게 만들어준 여성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며 언제든 필요하다면 물어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도와줄 수 있나요?"라고. 세미콜론. 1만6000원.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