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 문법 걷어차고 제주서 모색하는 공감·연대의 장
상상창고 숨 '도래할 풍경'전 양극화·불평등 시대 성찰
산지천갤러리 공모전 '둘레' 3인 시선에 펼친 공생의 삶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9. 13(월) 17:03
상상창고 숨 '도래할 풍경'전에 참여한 정정엽의 '오후의 독서-불씨'
성별, 나이, 경력 따위의 경계를 지우고 공감과 연대의 장으로 한 발짝 내딛는 예술가들이 있다. 거기엔 여성이란 이름이 우뚝하다.

제주에서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기획전 등을 꾸준히 이어온 상상창고 숨은 이달 15일부터 26일까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도래할 풍경'전을 연다. 머지않아 다가올, 다가오길 바라며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는 작품들이 펼쳐진다.

고보연, 김경화, 김민정, 김선영, 김현수, 문지영, 박소연, 배효정, 변금윤, 신소연, 신소우주, 연미, 연정, 오현림, 이샛별, 정유진, 정정엽, 정하영, 홍이현숙, 홍진숙 등 2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회화, 설치, 영상 등 저마다 다른 작업을 통해 양극화와 불평등의 시대를 돌아본다. '이어질 풍경'이란 이름의 특별전도 마련해 '한국 1세대 페미니스트 작가'로 불리는 박영숙, 윤석남, 정정엽, 홍이현숙 등 4명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한다.

상상창고 숨의 박진희 대표는 이 전시를 "예술가들의 평등한 삶을 향한 또 하나의 목소리"로 소개하며 "관람객은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통찰력 있는 예술가의 끝없는 질문, 성찰, 행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9월 25일부터 10월 30일까지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 전시도 이어진다.

상상창고 숨 '도래할 풍경'전에 참여한 홍진숙의 '아흔아홉의 전설'
산지천갤러리 공모전 '둘레' 홍이현숙의 '각각의 이어도'.
제주시 도심 산지천갤러리에서 지난 7월 23일부터 시작된 공모 선정 기획전 '둘레'엔 인간 중심의 세상에서 자본과 권력을 중심에 놓지 않고 모두가 둥글게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지구를 꿈꾸는 3인의 작품이 놓였다. 수직적 문법을 걷어낸 통문 형식의 포스터에 공생적 관계를 다루는 전시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땅의 시간' 등을 작업한 정민주는 현수막, 전단지, 벽지 등 인간의 시선과 동선을 차단하는 물질들을 가져와 이면의 의미를 불러냈다. 강정 연산호 조사 때문에 다이빙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수중 사진을 찍고 있는 최혜영은 막아내고 지킨다는 말에 무력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연산호' 시리즈 등 순간의 아름다움을 수집했다. 작가 자신의 몸을 매개로 한 수행적 퍼포먼스로 사회적 타자들의 목소리를 조명해온 홍이현숙은 '여덟 마리의 등대' 등을 출품했다. 이달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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