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만다린… 진짜가 온다
입력 : 2025. 12. 30(화) 01:3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한라일보] 진짜 큰 놈이 온다. 그것도 무관세라는 무기까지 들었다. 그 놈은 며칠후면 우리 대한민국의 과일시장 판도를 완전하게 뒤흔들 '만다린'이라는 작자다.

2012년 공식 발효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당시 144%에 달했던 만다린 관세율이 해를 거듭해갈수록 야금야금 줄어들더니 협정 14년 차인 올해에는 9.5%로 한자리 수치, 내년에는 0%로 그야말로 관세가 전면철폐된다. 2017년 소량으로 수입돼 국내에 첫선을 보인 만다린이 시간이 흐를수록 그 비중이 높아져 가고 있다. 2021년에는 728t 정도였던 것이 2022년도에는 3099t을 기록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만 7951t으로 껑충 뛰어 올라 연말에 다다르면 1만t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만다린은 온주감귤과 스위트오렌지를 교배해 만든 품종으로 껍질이 딱딱한 오렌지와 달리 손으로 쉽게 까먹을 수 있는 감귤류로 겉보기에는 제주 감귤과 비슷하나 바닥에 위치한 배꼽이 크고 과피가 다소 거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만다린이 대형마트 등 국내 과일시장을 급속하게 파고들면서 과일매대 전면에 배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도내 편의점에도 천혜향 등 만감류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어느 과일코너에서는 벌크(무포장)로 수북이 쌓아 놓고 제주감귤처럼 손으로 까서 바로 먹을 수 있고 당도 또한 높다면서 만다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온라인 판매창구에서는 맛과 가격 등을 제주감귤과 비교해 가며 만다린의 높은 당도와 특유의 향을 강조하면서 산미가 적고 단맛에 익숙한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앞에서 보듯 미국산 만다린 수입급증으로 지난 2~4월 한라봉과 천혜향 가격이 전년에 비해 적게는 20%, 크게는 28%씩이나 하락했던 아픈 기억을 상기해 볼 때 이를 수입과일 증가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시장에 가해지는 압박이 적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만다린 수입시기가 매년 3~5월에서 설 명절이 겹치는 1~2월로 앞당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기가 레드향, 천혜향, 한라봉 등 만감류 성출하기와 겹치기에 만다린과의 시장경쟁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가 익히 경험했던 것처럼 과일시장은 조금만 공급이 늘어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계절과일이었던 수입 만다린이 관세철폐와 함께 일상과일로 자리 잡게 되면 만감류와 일반 노지감귤은 물론 하우스감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어떻게 이를 대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15년 전부터 이미 예고된 관세철폐에 따른 대응은 농정당국이나 농업인단체들도 미적지근하기는 마찬가지다. 만다린 수입은 제주 감귤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과, 배 등 국내 과수 산업 전반에 걸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감귤 등 과수농가 소득안정망을 구축하기 위해서 특별 긴급관세 발동 등 발 빠른 정부 차원의 과수 시장안정화가 필요한 때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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