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생활에 내재된 문화정책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
입력 : 2017. 05. 18(목) 00:00
오수정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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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제주를 연상하면 수려한 자연 경관과 독특한 문화를 말한다.
자연은 세계가 인정한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등 유네스코에서 추진하는 자연에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이 제주라는 섬에서 한 눈에 볼 수 있어 그 용어만으로도 제주를 담아낼 수 있다.
하지만 독특한 문화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딱히 말하면서 보여 줄 수 있는 형상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다.
우린 자연과 민속의 보고(寶庫)에 살고 있으면서도 외부에서 제주를 연상할 때는 수려한 경관이 먼저 앞서는 이유는 우리가 자연이란 콘텐츠를 가장 먼저 활용했다라는 측면도 있겠으나 내 몸에 베인 독특한 그 문화를 가꾸지 못하고 지우려 했었던 경험도 작용되었을 것이다.
지역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습관이 오랜 기간 내재되어 정체성이란 이름으로 표출된다는 것을 400여년전 이원진 제주목사가 쓴 '탐라지'에서도 보인다.
'탐라지'는 17세기 제주의 참모습을 담았다고 평하는 읍지의 일종으로 서 당시 제주의 정치, 사회, 문화상을 조목별 정리해 주고 있다. 특히 '풍속'조에 제주지방의 말은 알아듣기 어렵다(俚語艱澁)는 내용과 음사를 숭상한다(尙淫祀)는 내용, 여자는 많고 남자는 적다(女多男小)는 내용, 돌을 모아서 담을 쌓았다(石築垣)는 내용이 유독 눈에 띈다.
이 내용은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인 제주어, 1만8000신, 삼다(三多: 여자, 바람, 돌)의 하나, 세계중요농업유산 밭담에 대한 내용으로서 과거 이원진 목사가 제주를 바라봤던 시선과 현재 우리가 제주를 바라보는 문화특수성에 대한 감상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 보면 당시 이원진 목사가 지적해 준 모습이 바로 최근 우리 제주에서 중요한 글로벌 문화자산으로 가져가는 콘텐츠들이란 점으로 볼때 독특한 제주문화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된다.
어디 그 뿐인가. 18대 정부의 문화융성 기조에 맞춰 2017년 전국 지자체 문화예산이 전체예산의 1.65%인 반면에 제주도정의 문화예산은 전체예산 대비 2.60%인 1273억원을 확보하여 도내 문화예술 향유와 문화재 인프라 구축에 쓰여 지고 있는 것을 보면, 가히 문화도시로서의 명분은 이어가고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지역문화유산의 세계화, 국제적 문화교류, 예술의 섬 조성을 위한 문화예술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으나, 보편적 문화예술에 밀린 제주의 고유문화의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옛 기억이 되어버렸고, 그 많은 문화예산은 어디에 쓰여지고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볼 때 지난 4년간 문화정책에 대한 투자 대비 기대치가 아직까지 도드라지지 못한 현실은 바로 지역주민들에 내재된 문화DNA와 괴리된 보편적 예술정책으로서 바로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소득과 무관하게 가고 있다는 것이며, 그에 대한 혜택이 더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는 작업이 아닌, 아직까지 그들만 말하고 끝난다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투자는 한순간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산업이 아니기에 국정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의 우리 생활에 내재된 문화 DNA를 포장하여 자신 있는 형상제시가 따라야 한다.
더불어 도민들이 문화정책으로 인한 체감지표를 상승시킬 수 있는 일관된 정책 관리가 수행되어 질 때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오수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자연은 세계가 인정한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등 유네스코에서 추진하는 자연에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이 제주라는 섬에서 한 눈에 볼 수 있어 그 용어만으로도 제주를 담아낼 수 있다.
우린 자연과 민속의 보고(寶庫)에 살고 있으면서도 외부에서 제주를 연상할 때는 수려한 경관이 먼저 앞서는 이유는 우리가 자연이란 콘텐츠를 가장 먼저 활용했다라는 측면도 있겠으나 내 몸에 베인 독특한 그 문화를 가꾸지 못하고 지우려 했었던 경험도 작용되었을 것이다.
지역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습관이 오랜 기간 내재되어 정체성이란 이름으로 표출된다는 것을 400여년전 이원진 제주목사가 쓴 '탐라지'에서도 보인다.
'탐라지'는 17세기 제주의 참모습을 담았다고 평하는 읍지의 일종으로 서 당시 제주의 정치, 사회, 문화상을 조목별 정리해 주고 있다. 특히 '풍속'조에 제주지방의 말은 알아듣기 어렵다(俚語艱澁)는 내용과 음사를 숭상한다(尙淫祀)는 내용, 여자는 많고 남자는 적다(女多男小)는 내용, 돌을 모아서 담을 쌓았다(石築垣)는 내용이 유독 눈에 띈다.
이 내용은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인 제주어, 1만8000신, 삼다(三多: 여자, 바람, 돌)의 하나, 세계중요농업유산 밭담에 대한 내용으로서 과거 이원진 목사가 제주를 바라봤던 시선과 현재 우리가 제주를 바라보는 문화특수성에 대한 감상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 보면 당시 이원진 목사가 지적해 준 모습이 바로 최근 우리 제주에서 중요한 글로벌 문화자산으로 가져가는 콘텐츠들이란 점으로 볼때 독특한 제주문화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된다.
어디 그 뿐인가. 18대 정부의 문화융성 기조에 맞춰 2017년 전국 지자체 문화예산이 전체예산의 1.65%인 반면에 제주도정의 문화예산은 전체예산 대비 2.60%인 1273억원을 확보하여 도내 문화예술 향유와 문화재 인프라 구축에 쓰여 지고 있는 것을 보면, 가히 문화도시로서의 명분은 이어가고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지역문화유산의 세계화, 국제적 문화교류, 예술의 섬 조성을 위한 문화예술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으나, 보편적 문화예술에 밀린 제주의 고유문화의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옛 기억이 되어버렸고, 그 많은 문화예산은 어디에 쓰여지고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볼 때 지난 4년간 문화정책에 대한 투자 대비 기대치가 아직까지 도드라지지 못한 현실은 바로 지역주민들에 내재된 문화DNA와 괴리된 보편적 예술정책으로서 바로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소득과 무관하게 가고 있다는 것이며, 그에 대한 혜택이 더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는 작업이 아닌, 아직까지 그들만 말하고 끝난다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투자는 한순간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산업이 아니기에 국정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의 우리 생활에 내재된 문화 DNA를 포장하여 자신 있는 형상제시가 따라야 한다.
더불어 도민들이 문화정책으로 인한 체감지표를 상승시킬 수 있는 일관된 정책 관리가 수행되어 질 때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오수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