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주 추자해상풍력 전력 전부 육지로 보낸다
입력 : 2026. 08. 25(화) 17:33수정 : 2026. 08. 25(화) 22:05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계통 연계 조건 수정…국가 계획 반영시 재공모
국가 주도 개발엔 난색 "기존처럼 우리가 진행"
해상풍력 이미지.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도가 세계 최대 규모 추자해상풍력단지 생산 전력을 전부 육지로 보내는 등 송전 계획을 전면 수정한다. 또 추자해상풍력 개발 사업자 공모와 인허가 절차를 정부에 맡기지 않고 기존처럼 지자체가 주도하기로 했다.

2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는 연안 해역 해상풍력발전지 생산 전력은 제주 본섬으로 보내 도내에서 소비하고, 먼바다에 들어설 예정인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 전력은 전부 육지로 보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제주 본섬과 비교적 가까운 연안 해역에 들어선 풍력발전 단지로는 한림과 탐라 등 2개가 있다. 한림읍 한림해상풍력과 한경면 탐라해상풍력단지 발전 용량은 각각 100㎿와 30㎿다. 이중 탐라는 72㎿ 규모 풍력발전기를 추가 시설해 총 용량을 102㎽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추자도 본섬에서 10㎞ 이상 떨어진 먼 바다에서 추진되는 추자해상풍력단지는 최대 발전 용량이 2.3GW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원자력 발전기 2기와 맞먹는다. 또 탐라와 한림해상풍력단지를 합친 것보다 10배 가량 발전용량이 크다.

제주도와 제주에너지공사는 지난해 7월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자를 공모하며 생산 전력을 반드시 제주 본섬으로 보내는 내용의 전력 계통 연계 방안을 제안하라고 조건을 걸었다.

당시 국내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이 유일하게 공모에 참여했지만 정작 평가에 필요한 사업제안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는 등 중도 포기하면서 사업자 선정이 무산됐다.

공모 유찰 원인으로는 매년 최소 1300억원에 달하는 도민 이익 공유금 납부와 제주 본섬과의 계통 연결 조건이 지목됐다.

도내 하루 전력 수요를 다 합쳐도 최대 1.2GW에 그치는 상황에서 본섬으로 전력을 보내면 계통 과부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과 수요보다 생산량이 많은 경제성 부족이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제주도가 추자해상풍력 생산 전력을 전부 육지로 보내기로 한 것도 이런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단 전력을 육지로 보내기 위해선 제주와 최단 거리에 놓인 육상 지역인 전남과의 전력 계통 연계가 필요하고 2.3GW 대규모 전력을 수용하고 수송할만 한 해저송전망 구축해야 히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전력망으로 현재 제 1~3 해저연계선이 구축돼 있지만 송전 용량은 모두 합쳐도 900㎿다. 또 이중 제3해저연계선만 제주 생산 전력을 육지로 보내는 '역송'이 가능하고, 나머지 2개는 육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제주로 보낼 수만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현재까지 GW 규모급 전력을 주고 받을만한 송전선이 구축된 적은 없지만 정부 차원에서 실용화를 위한 실증을 추진되고 있는 상태다.

제주도는 올해 말 고시될 12차 국가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이 반영되길 원하고 있다.

추자해상풍력이 국가 계획에 반영되면 육지 계통 연결과 대규모 송전망 구축이 가능하고, 해남 데이터센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십GW의 전력이 필요한 국가 산업이 육성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추자 해상은 매력적인 전력 공급처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추자해상풍력은 국가 전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며 "국가 계획에 반영되면 추자해상풍력 전력을 전부 육지로 보내는 것으로 응모 요건을 변경해 재공모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제주도는 정부가 추자 해상을 국가 주도 해상풍력발전단지 예비지구 후보지로 선정한 것에 대해선 기존처럼 제주도정 주도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5월 '해상풍력특별법'이 시행되자 지난달 추자 해상을 해상풍력 예비지구 후보 구역으로 선정해 제주도에 통보했다. 해상풍력 예비지구로 지정되면 발전 용량과 전력계통 연계 방안, 경제성 검증 등 기본 설계를 비롯해 사업자 공모와 인허가 절차를 국가가 주도한다.

해상풍력특별법은 '제주특별법에 따른 풍력발전사업'이 해당 법 적용 대상에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추자 해상의 발전 잠재력이 충분하고, 자체 유권해석 결과 반드시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후보로 선정했다. 정부는 해상풍력특별법 적용이 가능한 이유로 추자해상이 아직 제주도가 허가한 풍력발전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점을 내세웠다.

제주도 풍력 조례에는 제주특별법에 따른 허가 대상을 풍력발전 지구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 시책으로 수반되는 사업에 대해선 조례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른 풍력발전사업은 관할 구역 등 '공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예비지구에 포함돼 실제 국가 주도로 추진하면 개발 수익을 불특정 다수가 나눠갖는 현재의 이익 공유 방식도 불가능하다며 지금처럼 제주도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풍력 개발 수익을 거둬 에너지 취약계층에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 특별법은 투자한 주민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라며 "국가 주도도 장점이 많지만 우리 입장에선 기존 방식이 더 실익이 많다. 이런 의견을 기후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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