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끄러지면 큰일…” 경사로 주차 고임목 실종
입력 : 2026. 01. 05(월) 16:48수정 : 2026. 01. 06(화) 14:53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하준이법’ 시행 6년 맞았지만 변화는 글쎄
경사로 주차 확인 결과 고임목 설치 2대뿐
“설치해야 하는지 몰라… 안내표시도 없어”
5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의 경사진 도로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겨울철 도로 위 쌓인 눈으로 인한 경사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안전장치 설치 의무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사로에서는 차량 주차 시 의무적으로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조향장치(핸들)를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하준이법‘이 올해로 시행 6년차를 맞았지만 운전자들의 인식 또한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과 아라동, 월평동 등에서 경사로에 주차된 차량들을 확인한 결과 차량 미끄러짐 방지를 위해 ‘고임돌’을 설치한 차량은 2대에 불과했다.

또 고정 고임목(주차 블록)이 설치된 곳이 2곳 있었지만 차량 바퀴가 닿는 부분은 훼손도가 심해 지면에서 1~2㎝가량 떨어져 있었다. 바로 인근에는 지면에서 아예 분리돼 기능을 상실한 고정 고임목도 있었다.

기자가 둘러본 곳 모두 도로의 경사가 가팔라 폭설 시 미끄러짐 사고 등이 우려됐지만 경사로 주차 시 안전수칙 등에 대한 안내표지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5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의 경사진 도로에 주차된 한 차량이 미끄러짐 방지를 위한 고임돌을 설치했다. 양유리기자
경사가 있는 주차장 또는 도로에 주차할 시 안전조치 의무를 담은 ‘하준이법’은 2020년 6월부터 시행됐다. 하준이법은 ‘주차장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함께 부르는 말로 2017년 서울의 한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경사로에서 미끄러진 차량에 최하준(당시 4세)군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마련됐다.

이 개정안에 따라 경사가 가파른 주차장만이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고임목 등 차량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또는 차량이 미끄러지더라도 벽에 부딪혀 멈출 수 있도록 핸들을 조정해 바퀴가 벽면으로 향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또 지자체 또는 주차장 소유자는 ‘미끄럼 주의 안내표지판’을 설치 의무를 갖는다.

5일 오전 제주시 월평동의 경사진 도로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양유리기자
하지만 이같은 법 시행에도 현장에서는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고, 시민들의 인식도 저조한 실정이다.

이곳에서 만난 박모(20대)씨는 “하준이법은 아예 처음 들었다”며 “경사로에 주차할 땐 사이드 브레이크와 주차 기어(P)를 더 신경쓰긴 하는데 고임목을 설치해야 하는 건 몰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사진 이면도로 주차가 불가피한 제주에서는 경사로 주차 시 더욱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현지 한국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교수는 “제주지역 특성상 주차난 문제로 인해 경사로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경사로 주차 시 고임목 설치와 핸들 조정 등 조치를 꼭 실천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2018년 9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경사진 곳에 주차할 경우 자동변속기는 ‘P’, 수동은 내리막 주차는 ‘후진기어’ 또는 오르막 주차는 ‘1단’ 기어를 넣어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범칙금 4만원(승용차 기준)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24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사회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