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하고 배우며 머무는 섬으로](3)농촌과 만난 워케이션
입력 : 2025. 11. 26(수) 17:38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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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은 농촌 체류 경험, 농가는 부족한 일손 확보
'제주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 지난 6월부터 운영
최소 2일·10명 이상 대학·직장 등 농작업과 휴식 결합
참여자 식비 등 탐나는전 지류 지급 지역 상권에 도움
'제주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 지난 6월부터 운영
최소 2일·10명 이상 대학·직장 등 농작업과 휴식 결합
참여자 식비 등 탐나는전 지류 지급 지역 상권에 도움

농케이션에 참여한 호남대 학생들이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농가에서 단호박 수확을 돕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제주는 자연 경관 등을 경쟁력으로 국내 '한 달 살기' 선호 지역으로 꼽힌다. 제주도에서는 일과 휴식, 배움 여행 등으로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고 기업 유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제주 지역 워케이션(일+휴식), 런케이션(배움+휴식), 농케이션(농촌+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을 3회에 걸쳐 짚는다.
지난 6월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의 한 농장. 호남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 소속 학생 6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대학생들은 초당옥수수와 단호박 농장에서 수확과 정리 작업에 참여했다. 오전에 4시간 동안 밭에서 일손을 도운 뒤 오후에는 제주 관광이나 휴식을 즐겼다. 이들은 농장에서 일한 이틀을 포함해 4박 5일간 제주에 체류했다.
제주 여행 중 농작업 봉사하며 농촌을 새롭게 만나는 방법
농촌을 만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마을에 머물며 문화·경관 자원을 즐기거나 단기 일자리 사업으로 농촌살이를 간접 경험하는 식이다.
제주에는 읍면 지역 곳곳을 깊이 탐방할 수 있는 마을 여행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자료에 의하면 제주 마을 여행 통합 브랜드인 '카름스테이' 이용객이 올해 5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미 10월 말 기준 카름스테이 13개 마을 방문자가 49만4000명으로 집계되면서다. 마을별 문화 스토리를 재정비해 각각의 고유한 매력과 특화된 콘텐츠를 신규 개발하는 등 체험객들의 선택 폭을 확대한 결과로 보인다.
충청북도에는 '도시농부'가 있다. 2023년부터 본격 추진된 충북형 도시농부는 도시 지역 유휴 인력을 농촌의 일손으로 연계하는 정책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50만 명 이상이 도시농부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부터 가동한 '제주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은 농촌을 배경으로 하되 이들과는 차별점이 있다. 농가 일손도 돕고 여행도 하며 농촌과 도시민 모두 이익을 얻는 상생형 프로그램으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첫걸음을 내디뎠다.
최근 제주도는 노지 감귤 수확기 등에 맞춰 도내외 영농 인력 4만6000명(연인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농작물을 제때 거둬들여야 하는데도 일할 사람들이 모자라거나 비용 부담으로 일손을 구하기 힘든 농가들을 위해 유·무상 인력을 최대한 끌어온 것이다. 여기에 농케이션 시범 사업도 힘을 보탰다.
농케이션은 '워케이션 제주'의 선도적 운영에 탄력을 받아 기획됐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인구 유출, 경영비 상승 등으로 일손 부족과 지역 경제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촌에 워케이션을 입혀 '제주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을 띄웠다. 농작업 봉사와 휴식을 결합해 도시민들에게 차별화된 농촌 체류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에는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대학생·도외 농협 농촌작업반 등 감귤 열매솎기·수확 등 참여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의 협력 기관은 제주농업인력지원센터다.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에 속한 제주농업인력지원센터에서는 대학, 직장 등 도외 단체를 대상으로 최소 2일·10명 이상 농촌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타시도 관계 기관 등을 통해 희망자를 모집해 왔다.
시범 사업 첫 달 호남대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대구 군위농협 인력중개센터 농촌작업반이 농케이션에 함께했다. 이때는 10명이 이틀 동안 서귀포시 남원읍 농가에서 감귤 열매솎기를 거들었다.
지난 20~21일에는 농협유통 임원, 본사·수도권 직원들이 제주 농촌으로 향했다. 참여 인원은 10명으로 남원읍 위미리에서 감귤 수확을 도왔다.
농케이션 참가자들에겐 목욕비, 식비 등 명목으로 1인당 3만원 의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지류를 현장에서 바로 지급했다. 오전 또는 오후에 4시간 이상의 농작업을 마친 뒤 제주에 머무는 동안 탐나는전을 사용하며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 장치다. 어떤 경우엔 직접 농작업했던 농산물을 구매하는 등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제주도는 도내 전체 숙박 시설의 80%를 차지하는 농어촌민박과 런케이션·농케이션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농어촌민박 활성화 방안 간담회를 열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농촌 유휴 공간을 이용한 청년 셰프 유치, 안전인증제 조사 기준 개선, 제주관광공사 내 농어촌민박 전담 인력 배치, 무허가 숙소 근절을 위한 법안 마련, 서비스·안전 교육 지자체 직접 시행, 빈집 활용 민박 공동 프로젝트 등을 건의했다. 도심에서 떨어진 농촌에서 진행되는 농케이션의 특성상 가까운 곳에 위치한 농어촌민박의 경쟁력 확보는 체류 장소의 만족도로 이어진다.
제주워케이션, 런케이션에 비해 농케이션 시범 사업 규모는 소박한 편이지만 확장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서울 등 대도시 거주자들이 농업 활동이 끝난 후 "신기하다" "재밌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어서 새롭게 제주를 느끼는 통로로 농케이션을 꾸려갈 수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 제주 안전 인증 농어촌민박과 시기별 제주 농촌 체류 정보를 담은 리플릿을 제작하는 등 대외 홍보를 늘려가기로 했다. 농케이션 참여자를 대상으로 5~6월 마늘·양파 수확기와 10월 감귤 수확기처럼 계절을 달리해 체류 기간별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사업 만족도 조사도 이뤄진다. 농작업에 투입된 참여자만이 아니라 농가, 주변 상권 등에 대한 조사 결과는 제주형 농케이션 사업 확대 방안 마련에 활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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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중 농작업 봉사하며 농촌을 새롭게 만나는 방법
농촌을 만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마을에 머물며 문화·경관 자원을 즐기거나 단기 일자리 사업으로 농촌살이를 간접 경험하는 식이다.
제주에는 읍면 지역 곳곳을 깊이 탐방할 수 있는 마을 여행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자료에 의하면 제주 마을 여행 통합 브랜드인 '카름스테이' 이용객이 올해 5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미 10월 말 기준 카름스테이 13개 마을 방문자가 49만4000명으로 집계되면서다. 마을별 문화 스토리를 재정비해 각각의 고유한 매력과 특화된 콘텐츠를 신규 개발하는 등 체험객들의 선택 폭을 확대한 결과로 보인다.
충청북도에는 '도시농부'가 있다. 2023년부터 본격 추진된 충북형 도시농부는 도시 지역 유휴 인력을 농촌의 일손으로 연계하는 정책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50만 명 이상이 도시농부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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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대 학생들이 초당옥수수 밭에서 폐비닐을 정리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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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유통 임직원들이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감귤 수확을 거들고 있다. 제주도 제공 |
최근 제주도는 노지 감귤 수확기 등에 맞춰 도내외 영농 인력 4만6000명(연인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농작물을 제때 거둬들여야 하는데도 일할 사람들이 모자라거나 비용 부담으로 일손을 구하기 힘든 농가들을 위해 유·무상 인력을 최대한 끌어온 것이다. 여기에 농케이션 시범 사업도 힘을 보탰다.
농케이션은 '워케이션 제주'의 선도적 운영에 탄력을 받아 기획됐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인구 유출, 경영비 상승 등으로 일손 부족과 지역 경제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촌에 워케이션을 입혀 '제주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을 띄웠다. 농작업 봉사와 휴식을 결합해 도시민들에게 차별화된 농촌 체류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에는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대학생·도외 농협 농촌작업반 등 감귤 열매솎기·수확 등 참여
'탐나는 농케이션 시범 사업'의 협력 기관은 제주농업인력지원센터다.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에 속한 제주농업인력지원센터에서는 대학, 직장 등 도외 단체를 대상으로 최소 2일·10명 이상 농촌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타시도 관계 기관 등을 통해 희망자를 모집해 왔다.
시범 사업 첫 달 호남대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대구 군위농협 인력중개센터 농촌작업반이 농케이션에 함께했다. 이때는 10명이 이틀 동안 서귀포시 남원읍 농가에서 감귤 열매솎기를 거들었다.
지난 20~21일에는 농협유통 임원, 본사·수도권 직원들이 제주 농촌으로 향했다. 참여 인원은 10명으로 남원읍 위미리에서 감귤 수확을 도왔다.
농케이션 참가자들에겐 목욕비, 식비 등 명목으로 1인당 3만원 의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지류를 현장에서 바로 지급했다. 오전 또는 오후에 4시간 이상의 농작업을 마친 뒤 제주에 머무는 동안 탐나는전을 사용하며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 장치다. 어떤 경우엔 직접 농작업했던 농산물을 구매하는 등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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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열린 런케이션·농케이션 연계 농어촌민박 활성화 방안 간담회. 제주도 제공 |
제주워케이션, 런케이션에 비해 농케이션 시범 사업 규모는 소박한 편이지만 확장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서울 등 대도시 거주자들이 농업 활동이 끝난 후 "신기하다" "재밌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어서 새롭게 제주를 느끼는 통로로 농케이션을 꾸려갈 수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 제주 안전 인증 농어촌민박과 시기별 제주 농촌 체류 정보를 담은 리플릿을 제작하는 등 대외 홍보를 늘려가기로 했다. 농케이션 참여자를 대상으로 5~6월 마늘·양파 수확기와 10월 감귤 수확기처럼 계절을 달리해 체류 기간별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사업 만족도 조사도 이뤄진다. 농작업에 투입된 참여자만이 아니라 농가, 주변 상권 등에 대한 조사 결과는 제주형 농케이션 사업 확대 방안 마련에 활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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