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54)낭종성 신질환
입력 : 2025. 09. 19(금) 02:0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저염식·충분한 수분 섭취로 신장질환 예방
신장낭종의 분류법(Bosniak classification)의 그림 모식도.
혈압 관리, 신장 손상 늦추는 데 큰 도움 ‘자가검사 중요’
50대 이상 절반 낭종 발견돼… 낭종벽 상태 따라 암 의심

[한라일보] 50대 남성이 건강검진을 통해 시행한 복부초음파에서 신장에 물혹이 발견돼 내원했다. 특별한 증상은 없었으며, 초음파 상 물혹의 벽은 매끈하고 내부에 중격이나 석회화가 없는 깨끗한 상태였다. 이 물혹은 그대로 두어도 되는 걸까?

제주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화영 교수의 도움을 받아 낭종성 신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이화영 제주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다낭성 신장질환

다낭성 신장질환은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양쪽 신장에 액체로 채워진 물혹(낭종)이 많아지고 커지면서 신장은 비대해지고 정상조직은 물혹이 차지해 기능이 점차 감소하게 되며 결국 말기 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낭종이 2개 이하로 발견되는 경우에는 단순 신낭종으로 볼 수 있으나, 3개 이상 발견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단순 신낭종

단순 신낭종은 낭종성 신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젊었을 때는 거의 발생하지 않다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난다. 50세 무렵에는 반 이상에서 단순 낭종이 발견되며, 대개 증상이 없이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복부초음파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는 경우 특별한 치료없이 경과만 관찰해도 문제없다. 그러나 크기가 커 주변 장기를 압박하거나 신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 낭종 내 출혈, 염증, 파열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이나 시술적 제거가 필요하다.

낭종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악성종양이 의심되는 경우이다. 낭종의 악성도는 초음파나 CT 검사에서 '보스니악 분류법 (Bosniak classification)'에 따라 판정한다. 즉 낭종벽의 상태와 낭종 내 내용물의 성상에 따라 단순 신낭종과 복합성 신낭종, 그리고 낭종성 신장암으로 구분한다.

단순 신낭종은 낭종 벽이 매끈하고 얇으며 낭종 내부에 내부음영이 없이 완전히 검게 보이는 반면, 낭종벽이 두껍거나 불규칙하며 낭종 안에 두껍거나 불규칙한 중격이 보이고 독립적인 고음영 병변이 발견되면 낭종성 신장암으로 분류한다.

암의 가능성이 일부 존재하는 복합성 신낭종은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암의 가능성이 높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환자의 영상소견(A)MRI scans, (B)ultrasound scan, (C)axial CT scan.


┃유전성 다낭성 신질환

낭종성 신질환 중 유전성을 갖는 질환에서는 대표적으로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질환(Autosomal dominant kidney disease,ADPKD)이 있으며 전 세계 최대 1200만명이 진단을 받아 치료받고 있는 가장 흔한 유전성 신장질환이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질환은 부모 중 1명에서 폴리시스틴(polycystin)이라고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PKD 1,2)에 결함이 있는 경우 발병하는 질환으로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돼 세대를 건너뛰지 않고 자녀에게 바로 50%의 확률로 유전된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질환은 소아에서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성인이 되면 발병하며 보통 20대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20대에는 낭종 개수가 적고 크기도 작아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0대 이상부터는 낭종이 커지면서 신장이 커다란 혹으로 만져지거나 좌우 옆구리가 아프고 혈뇨가 나타날 수 있지만, 낭종이 많이 커질 때까지 증상이 없어 검사를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낭종의 개수가 많아지고 크기도 커지면서 고혈압이 대부분 발생하고,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며 보통 30대 후반부터 신장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해 50%는 60대 정도에 신장기능이 10% 이하로 나빠져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다낭성 신질환의 가족력이 있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서 관리할 것을 추천한다.

그동안 다낭성 신질환은 저염식과 같은 식이요법 외에 사실상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2015년 다낭성 신질환에 따른 신장의 용적 증가를 늦추고 신기능 감소를 억제하는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됐지만 보험적용이 안돼 한달 100만원이 훌쩍 넘는 치료비용으로 인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23년 산정특례 적용 이후 과거 치료비 부담으로 검사나 치료를 기피하던 환자들에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 밖에 다낭성 신질환에서 도움이 되는 것으로는 혈압관리가 중요하며 평소 고혈압을 잘 관리해 주면 신장의 손상을 늦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는 체내의 바소프레신(vasopressin) 호르몬을 감소시켜 신장의 낭종 크기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다낭성 신장질환 환자에게 자주 발병하는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평소 꾸준한 수분섭취를 권한다.

<이화영 제주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건강Tip] 환절기엔 따뜻한 음식·제철식품 ‘제격’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다. 이 시기에는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부터 염증과 대상포진까지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 이는 면역력과 깊은 연관이 있는데, 건조한 대기와 일교차가 주된 요인이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면역체계 유지가 중요하다. 면역력 증진을 위해서는 영양소 섭취, 규칙적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와 수면 등이 필요하다.

특히 환절기에는 따뜻한 음식과 제철식품을 중심으로 섭취하고 차가운 음료나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한다. 환절기에 좋은 대표 음식으로는 기관지에 좋은 배, 무, 생강, 도라지는 물론 고등어, 갈치, 대하, 녹차, 시금치, 석류, 과일 등 제철음식이 제격이다.

배는 루테올린 성분이 풍부해 기침, 가래, 기관지염 완화에 효과적이다. 무와 생강은 감기 증상 완화와 면역력 강화에 이롭다. 도라지는 사포닌과 이눌린이 많아 기침·가래 해소와 면역력 증진에 좋다.

고등어, 갈치, 대하는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며 석류는 항산화 성분이 많아 체내 독소 배출과 면역력 증진에 그만이다.

이밖에도 요거트와 김치는 장내 유익균을 늘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버섯·마늘·귀리·아몬드는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이다.

환절기에 먹으면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브로콜리, 버섯, 블루베리, 자몽 등도 곁들일 수 있다.

브로콜리는 레몬보다 2배 이상 많은 비타민C와 함께 단백질, 철분, 비타민A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감기 예방이나 피부건강에 효과가 좋다.

버섯은 세포 면역을 증가시키는 글루칸 성분이 많고 각종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블루베리는 세포 노화 방지는 물론 항암작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노화 예방과 활성산소 억제, 면역력 향상 등에 효능이 있다.

자몽은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된 비타민 결정체로 주스로 먹으면 더욱 좋다. 다만 암로디핀 계열의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어지러움, 두통, 심박수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자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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