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58)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입력 : 2025. 11. 28(금) 03:0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중년에 찾아오는 고관절의 경고
사진 왼쪽부터 정상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상태
고관절 통증·절뚝거림 유발
음주·스테로이드 주요 원인
MRI 검사로 초기 진단 가능
단계에 따라 약물·수술치료

[한라일보] 평소 걷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사타구니나 엉덩이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중년 남성이 적지 않다. 특히 양반다리 자세가 힘들어지거나 이유 없이 고관절 주변 통증이 지속된다면, 대표적인 원인 질환 중 하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해야 한다.

이번 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에서는 제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노영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노영호 제주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뼈가 서서히 괴사되는 질환이다. 특히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 사용이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원인이 음주와 깊은 관련이 있어 술자리가 잦은 중년 남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이 질환은 1925년 처음 보고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발생 기전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와 부신피질호르몬 사용이 전체 원인의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외상, 잠수병, 통풍, 고지혈증, 만성 신질환 등이 위험 요인이며, 특별한 요인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특발성)도 적지 않다.

주로 30~50대 남성에서 많이 나타나며, 약 60%는 양측 고관절에서 동반된다. 질환이 진행되면 대퇴골두가 함몰되고 결국 연골 손상과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진단이 어려운 이유

초기에는 통증이 뚜렷하지 않고 통증 부위도 애매해 X-레이에서 정상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질환이 진행하면 다리 길이가 짧아지거나 관절 운동 제한이 발생한다.

정확한 초기 진단을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수적이다. MRI는 병변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 조기 발견 시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접근: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병의 단계와 증상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진다.

먼저, 보존적 치료로는 병변이 작고 체중이 실리지 않는 위치이며, 통증이 경미한 경우 적용한다. 약물치료, 체중조절, 생활습관 관리 등을 통해 진행을 늦추며,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술적 치료로는 첫 번째, 대퇴골두 감압술로 괴사 부위의 압력을 낮춰 진행을 지연시키는 수술법이다. 젊은 환자에서 인공관절 치환술을 늦추거나 피하기 위해 시도하며 초기 병기에서만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자가 골수나 줄기세포 주입 등 재생 치료가 병행되기도 하나 객관적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두 번째, 회전 절골술은 괴사된 부위를 체중이 덜 실리는 부위로 회전시켜 관절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이다. 역시 젊고 비교적 초기 단계 환자에서 선택적으로 적용된다.

세 번째로는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괴사가 많이 진행된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최근에는 내구성이 좋은 세라믹 인공관절이 많이 사용된다. 다만 인공관절의 수명은 대략 20~25년으로, 시간이 지나면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과 관리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뚜렷한 예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잦은 음주는 발병과 연관이 크며,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발병 이후에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고관절 통증, 서혜부 불편감, 혹은 절뚝거림이 나타난다면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제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를 방문해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진행을 늦추는 가장 확실한 관리 방법이다.



[건강Tip] 껌에도 '이렇게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환절기에 특히 목이 아플 때, 달콤한 사탕을 먹거나 껌을 씹곤 한다. 사탕이야 당분이 많아서 치아 건강 등에 해롭지만 껌은 이에 비하면 건강에 덜 해로울 거라는 판단이 앞선다. 일부 자일리톨 성분이 들어 있는 껌은 충치 예방 등의 효과도 있어 평소 챙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껌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심코 씹은 껌 한 개에서 수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샌제이 모한티 교수팀은 예비 연구에서 껌 한 개만 씹어도 수백~수천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침(타액)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은 1~5㎜ 크기 폴리머를 말하는데, 식품과 음료의 포장, 각종 코팅과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며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들어와 건강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합성 껌 5개 브랜드와 천연 껌 5개 브랜드를 실험 참가자에게 씹게 한 후, 타액 샘플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속도와 양 등을 측정했다.

껌의 주요 성분은 고무 베이스와 감미료, 향료다. 천연 껌은 고무 베이스로 치클이나 다른 나무 수액 같은 식물성 폴리머를 쓰며, 다른 제품은 석유 기반 폴리머로 만든 합성 고무 베이스를 사용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놀랍다. 껌 1g당 평균 미세플라스틱 100개가 방출됐다. 일부 껌에서는 1g당 최대 미세플라스틱 637개가 나왔다. 합성껌은 1g당 평균 104개, 천연껌은 평균 96개로, 합성과 천연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보통 껌의 무게가 2~6g인 점을 감안하면 껌 한 개를 씹는 것만으로도 최대 미세플라스틱 3000개를 섭취하는 셈이다. 연간 160~180개의 껌을 씹는다면 수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껌을 씹은 후 처음 2분 이내에 나왔고, 씹은 후 8분 안에 전체의 94%가 방출됐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것은 타액 속 효소 때문이 아닌, 강한 마모성에 의해 발생한다며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려면 새 껌을 씹는 것보다 한 조각을 오래 씹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다만 껌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종류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99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제주건강보고서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