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도 금세 '쑥'… 산굼부리 식생 교란 대나무 '골치'
입력 : 2024. 05. 22(수) 15:32수정 : 2024. 05. 24(금) 15:41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천연기념물 제주 산굼부리 분화구에 대나무 거센 확산
뿌리까지 제거할 경우 지형 훼손 문제에 다른 방안 고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올해도 1만㎡ 제거·모니터링 계속
제주 산굼부리 분화구 안쪽에 자라는 대나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한라일보] 천연기념물인 제주 산굼부리 분화구에 대나무가 빠르게 세력을 키우며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있다. 베어내도 금세 웃자라는 대나무 제거 방안 찾기가 과제로 주어진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에 따르면 올해도 '산굼부리 분화구 식생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앞서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지난해 산굼부리 분화구 내 1만1830㎡에 뿌리내린 대나무를 제거한 데 이어 올해 약 1만㎡ 면적의 대나무 제거에 들어간다.

산굼부리 분화구 내에 대나무는 계속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확산 속도도 거세다. 산굼부리가 197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전인 1967년에도 대나무 군락이 일부 확인됐지만, 약 106㎡로 소규모에 그쳤다. 그런데 40여 년 뒤인 2011년, 그 면적이 1만1780㎡로 111배가량 늘었다는 분석(2021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산굼부리 분화구 식생제거 전후 경관 비교 용역')도 있다.

빠르게 번식하는 대나무를 그대로 둘 경우 분화구 안쪽을 넘어 경사면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로서 가장 큰 걱정은 대나무와 같은 '유입종'이 기존 고유 식생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산굼부리 분화구 내에 자라는 대나무는 상록수림의 어린나무 발달을 방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는 굴삭기 등의 장비로 대나무의 뿌리까지 뽑아내는 제거 방식이 시도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9년에 분화구 안쪽의 대나무 뿌리 굴취 작업이 진행됐다. 대나무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였지만, 이를 지속할 경우 분화구 내 지형 변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현재까지 대나무 제거 방안 찾기가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올해 분화구 내 대나무 단순 제거와 함께 친환경 약제 처리를 병행하며 효과를 따져볼 계획이다. 대나무 제거에 쓰일 친환경 약제는 식물독성단백질을 활용한 것으로, 이를 어떤 비율로 썼을 때 비용 대비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산굼부리 분화구는 지질학적인 가치에 더해 고유 식생 분포 등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인 만큼 사람에 의해 유입된 대나무가 세력을 확장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올해에도 식생정비 사업을 통해 산굼부리에 맞는 효율적인 대나무 억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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