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껍질깍지벌레 산북 넘어 산남까지 소나무 숲 어쩌나
입력 : 2023. 03. 02(목) 15:22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산남 지역 오름 포함 평화로서 소나무 고사 현상 관측
솔껍질깍지벌레로 최종 판명시 서귀포 첫 피해 사례
외래병해충 소나무허린재도 지난달 말 제주에 첫 침투
제주시 한경면에서 누렇게 말라 죽어 가고 있는 소나무들.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제주 소나무 숲이 재선충에 이어 또 다른 산림병해충과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최근 제주시 서부지역 소나무를 집단 고사시킨 솔껍질깍지벌레가 서귀포시 지역에도 첫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되는 등 세력을 확장할 조짐이고, 외래 병해충 중 하나인 소나무허리노린재도 제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세계유산본부,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 이돈이오름과 표선면 깍지오름, 대정읍 군산, 평화로 일대에서 솔껍질깍지벌레 개체가 발견됐다. 또 이들 지역 소나무 일부는 나무 중간부터 누렇게 말라 죽는 등 솔껍질깍지벌레에 의한 피해 양상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피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유산본부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고사 원인이 솔껍질깍지벌레로 최종 판명나면 서귀포 지역에서는 이 벌레에 의한 첫 피해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재선충, 솔잎혹파리와 함께 소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3대 산림 병해충으로 수액을 빨아 먹으며 나무를 서서히 말라 죽게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솔껍질깍지벌레는 알에서 부화해 약충-정착약충-후약충-전성충-고치-성충 순으로 성장하며 이중 발이 보이지 않고 둥근 점 형태의 후약충이 소나무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다. 후약충은 3월 중순까지 활동한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지난 2014년 추자도에서 처음 발견돼 이 지역 해송림을 초토화 시킨 뒤 2018년 제주 본섬까지 침투했지만 이후 고사 규모는 매해 수백 그루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초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와 조수리 등 2개 마을에서 소나무 4900여 그루가 솔껍질깍지벌레에 의해 집단 고사한 데 이어, 한경면과 인접한 한림읍에서도 이 벌레에 의한 피해로 추정되는 고사 현상이 관측됐다. 산림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한경면·한림읍 일대에서 오는 4월 말까지 고사목 제거와 함께 차량으로 약제를 살포하는 지상 방제를 벌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그동안 솔껍질깍지벌레는 산북 지역에 주로 출현했는데 이번에 산남 지역인 서귀포시에서도 비슷한 피해 현상이 나타나 우려스럽다"며 "조만간 서귀포시 피해 의심 지역에서도 지상 방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래 병해충인 소나무허리노린재도 제주에 처음 침투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지난달 말 제주시 연동 수목원 일대와 도평동에서 소나무허리노린재 성충을 발견했다. 소나무허리노린재는 북미 원산의 허리노린재과 곤충으로, 잣나무와 소나무 등 주로 침엽수 열매 수액을 빨아 먹는다. 재선충이나 솔껍질깍지벌레처럼 나무를 말라 죽게 하진 않지만 잣나무가 피해를 입을 경우 생산량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잣 생산 지역에서는 항상 예의주시하는 해충이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소나무허리노린재가 제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하지만 제주에는 잣 생산 농가가 없기 때문에 유의미한 피해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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