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마음 아픈 이들 공감·지지하는 사회 꿈꾸며
입력 : 2021. 10. 08(금) 00:00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청소년들의 고백 '우리의 상처는 솔직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을 '코로나 블루'라고 부른다. 감염병 시국 장기화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마음이 괜찮지 않은 것도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도 여전히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하는 냉담한 태도와 멸시를 마주하게 된다.

마음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결여된 이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 이들이 있다. 멘탈헬스코리아 피어 스페셜리스트 팀이 펴낸 '우리의 상처는 솔직하다'가 그것으로 "아픔을 딛고 일어선 청소년들의 살고 싶다는 고백"으로 채워졌다.

이 책에는 정신과 치료실과 상담실, 학교 안에서 '치료가 필요한 아이' '자해하는 애' '문제아'로 취급당하던 청소년들이 있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는 의지박약과 같은 개인적 심리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사회 등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는 문제임에도 청소년들을 고통 앞에 내버려둔 채 혼자 감당하도록 외면해왔다.

공동 저자들이 용기를 내서 자신의 사연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은 것은 정신 건강 문제를 다루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과거의 상처를 단순히 곱씹고 회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바꿨다. 가장 큰 위로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또래의 고통을 공감하고 지지해준다.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내는 것'의 한 대목을 옮겨본다. "비가 오지 않아 조금씩 말라가는 큰 숲을 바라보며 슬퍼할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시들어가는 한 송이의 꽃에 물을 주고, 추위에 떠는 동물들에게 먹이를 챙겨주자. 그 누구도 당신이 숲을 살리지 못한다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 받으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사소하더라도 가까운 누군가에게, 또 본인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작지만 단단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면 어떨까?" 마음의숲. 1만5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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