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통일독립 4·3주체들의 꿈 문학으로 쓰다
문학평론가 5인 공저 '김석범×김시종'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6. 11(금) 00:00
4·3의 오늘날 의미 재구성
수난자의 관점과는 다른 결


재일 김석범과 김시종. 제주4·3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는 두 작가는 1980년대 한국 민주화 이전까지 국내 독자들에겐 먼 존재였다. 그 실체를 파악하고 읽어낼 수 있는 번역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988년 1부만 우리말로 번역됐던 김석범의 대하 소설 '화산도'가 총 12권으로 완역 출간된 해가 불과 6년 전인 2015년이었다.

다섯 명의 문학평론가가 두 작가의 작품이 더욱 넓고 깊게 읽히길 바라며 김석범.김시종 문학에 대한 연구 논문을 모았다. 고명철·김동윤·김동현·김재용·하상일(가나다순)이 공저한 '김석범×김시종'이다.

'4·3항쟁과 평화적 통일독립'이란 부제를 붙인 이 책에서 저자들은 김석범·김시종의 문학을 4·3의 울타리에만 가둘 순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작가의 문학이 지향하는 지점이 민주적 평화통일독립이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로 예정되어 있던 5·10 남한의 단선을 막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남북의 통일독립을 세우려고 했던 4·3주체들의 꿈이 한반도 내에서는 좌절되었지만 두 작가는 그 꿈을 버리지 않았기에 일본 땅에서 일본어로 창작하면서 지치지 않고 소설과 시를 발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재용 평론가는 '4·3과 남북협상의 평화적 통일독립'에서 "4·3에 직접 개입하였던 김시종은 '비겁함'에 대한 자의식을 기반으로, 김석범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자로서의 자의식을 기반으로 이들의 억울함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김시종, 김석범의 문학은 이에 머물지 않고 4·3이 오늘날 갖는 의미 즉 평화적 통일독립의 시각에서 당시를 재구성하고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무장대와 토벌대 사이에서 억울하게 죽은 수난자의 관점과는 결을 달리하게 된다"고 했다.

이 글과 함께 '김시종과 김석범-남과 북의 평화적 통일독립 세상을 향한 재일조선인 문학'(고명철), '통일독립의 열망과 경계인의 의지-김석범의 한글 단편소설 연구'(김동윤), '분단 극복과 통일 지향의 재일조선인 시문학-김시종의 시를 중심으로'(하상일), '분단의 계보학과 서사의 탄생-김석범의 '화산도'를 중심으로'(김동현)가 실렸다. 김석범과 김시종의 육성으로 전하는 '나의 문학', 작가 연보도 수록했다. 보고사. 1만6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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