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자리물회 줍서”… 자리돔이 돌아왔다
제주인의 밥상 별미 자리돔… 수온 올라 어획량 증가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입력 : 2021. 05. 21(금) 00:00
회·구이·젓갈 등 먹는 방법 다양하지만 으뜸은 ‘물회’


자리돔의 계절이 돌아왔다. 뼈째 씹는 맛이 일품인 자리돔은 5~6월이 제철이다. 특히 최근 들어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고 하니 자리돔을 즐기기에 이만한 시기가 없을 듯 싶다.



▶자리돔의 계절=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자리돔은 암초 계곡에서 자리를 지키며 사는 정착성 어종이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를 지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는 유래가 있다. 자리돔은 수심 200~300m의 깊은 바다에서 사는 옥돔과 달리 수심 2∼15m 지점에서 무리 지어 분포한다.

이런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제주 사람들은 옛부터 독특한 방식으로 자리돔을 잡았다. 제주 사람들은 테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둥근 나무 테를 그물로 둘러싼 국자 모양의 '사둘'로 자리를 잡았다. 그물을 바다 깊숙한 곳으로 던져 끌어 당기는 것이 아니라 바다 표면에서 그물에 걸린 자리를 떠내는 방식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자리돔을 잡는게 아니라 '뜬다'고 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처럼 '뜨는' 방식의 자리돔 조업 형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테우는 어선으로 바뀌었으며, 어선 2척이 동원돼 바다 속에 그물을 투망하고, 자리돔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일제히 들어 올려 잡는 '들망'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리돔은 근 몇년간 어획량이 줄어 '떠서 잡는다'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로 귀한 몸이 됐다. 옛날에는 워낙 자리돔이 많이 잡혀 바다에서 잡은 자리를 갖고 중산간까지 가 메밀과 맞바꿨다는 기록도 있지만 최근에는 자리돔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다행히 올해부터 자리돔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와 어민 모두 웃음을 짓고 있다고 한다.

모슬포 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자리가 많이 잡히고 있다"며 "작년 이맘 때 10㎏ 들이 한 상자는 10만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올해는 8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획량이 늘어난 이유로 자리돔이 살기 좋은 적절한 수온이 형성된 점이 꼽히고 있다. 최근 제주 바다의 수온은 예년보다 1~2℃ 높아 17℃를 웃돌고 있는 데, 자리돔은 통상 17~18℃에서 활성화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매년 이맘때 쯤 서귀포시 보목항에서 열리던 '보목자리돔 축제'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리돔 즐기는 법=자리돔은 물회, 젓갈, 구이, 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물회다.

비늘을 벗기고 머리와 지느러미를 제거한 뒤 잘게 썰어 된장과 식초, 다진 마늘과 함께 무쳐낸 뒤 물과 오이, 양파, 깻잎 등을 넣어 먹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톡 쏘는 맛과 상쾌하고 시원한 맛이 있는 초피나무 잎을 넣기도 하는데 제주에서는 이 초피를 '제피'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물회에 식초 대신 쉰다리를 넣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자리돔 회는 뼈를 통째로 썰어 먹기 때문에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있다. 자리돔 회는 초고추장보다는 물회처럼 된장과 더 잘 어울린다. 양파를 상추처럼 활용해 된장을 찍은 자리돔 회를 양파로 싸서 먹어도 좋다.

씨알이 굵어 뼈가 다소 억센 것은 구이용으로 제격이다. 별다른 양념도 없이 소금만 있으면 충분하다.

자리젓을 이맘때쯤 담그면 겨울철에 먹을 수 있다. 자리돔을 소금물에 씻어 소금을 뿌려 숙성시킨 뒤 먹을 때는 다진 풋고추와 식초를 넣어 무쳐 먹는다. 기호에 맞게 통째로 또는 다져서 먹을 수 있는데, 밥에다 자리돔 젓을 올린 뒤 콩 잎에 싸서 먹으면 금상첨화다.

이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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