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폐원에 전문의 인력난까지... 제주 출산 인프라 '위태'
입력 : 2026. 09. 02(수) 14:14수정 : 2026. 09. 02(수) 14:38
오소범기자 sobom@ihalla.com
제주대병원, 연말까지 교수 1명이 고위험 분만 감당
안전한 분만·응급 교대 근무 위해선 최소한 4명 필요
3년간 산모 헬기 이송 49건... 모성 사망비 전국 최고
지난 8월 20대 산모가 제주대병원 요청으로 헬기를 이용해 부산지역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자치도소방안전본부 제공
[한라일보] 제주 출생아 4명 중 1명을 받아온 산부인과가 폐원한 데 이어 고위험 산모의 분만을 담당하는 제주대학교병원마저 연말까지 산과 전문의 1명에 의존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부인과 폐원에 종합병원의 인력 부족까지 겹치며 도내 출산 인프라가 흔들리고 있다.

2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대학교병원에서 고위험 임신을 담당하는 산과 교수 3명 중 1명은 휴직 중이고 다른 1명도 9월부터 휴직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는 교수 1명이 고위험 분만을 감당해야 한다.

고위험 산모의 안전한 분만과 24시간 응급 교대 근무(당직) 체계를 무리 없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최소 4~6명의 전문의가 필요한데 제주대병원의 경우 이 기준에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도내 6개 종합병원 중 일반 분만이 가능한 곳은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 서귀포의료원 3곳뿐으로 제주한라병원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기존 환자 중심의 제한적인 분만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최근 제주도청 홈페이지의 민원게시판에는 제주대학교병원에 쌍둥이 진료를 문의했다가 "올해는 예약이 어렵다"는 답을 듣고 서울·부산 대학병원을 알아보고 있다는 산모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미 고위험 산모가 제주에서 치료받지 못해 바다를 건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8월 25일까지 소방헬기로 고위험 임산부가 타 지역으로 이송된 사례는 총 49건에 이른다.

올해 1월 조기 양막 파열 임신부가 창원으로 이송되던 소방헬기 안에서 아기를 낳았고 6월엔 세쌍둥이 산모가 대구로, 8월엔 임신 24주 산모가 부산으로 옮겨졌다.

또한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2014~2023년)간 제주의 모성 사망비는 출생아 10만 명당 17.6명으로 전국 최다이자 8.4명인 서울의 두 배가 넘는다.

제주도와 제주대병원 측은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보건정책과는 "산과 교수 외에 부인과 교수들이 야간 당직을 돌아가며 맡고 있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매달 파견 의료인이 내려오고 있어 연말까지 운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도 "장기 휴직이 아닌 일시적 공백으로 내년부터 3명 체제로 정상화될 것"이라며 "인력이 줄어든 기간에는 전체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고위험 산모를 우선 수용하고 30%인 일반 진료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에도 근본 해법인 의료인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전국적인 산과 의사 부족에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이 겹쳐 병원이나 행정의 의지만으로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대병원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산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인력이 확충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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