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햇빛소득마을 난항... 1차 공모 신청 '0건'
입력 : 2026. 05. 17(일) 10:30수정 : 2026. 05. 17(일) 11:24
오소범기자 sobom@ihalla.com
1차 마감 임박... 사전 수요서는 12개 마을 의향 내비쳐
주민 동의·최대 2억원 자부담·전력망 포화 '삼중 난관'
도 "중앙의 사업 추진 속도를 지자체가 따라 잡기 힘들어"
태양광 발전 시설.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제주에서는 주민 동의, 자부담, 계통 연결 등의 문제에 걸려 난항을 겪고 있다. 1차 공모 마감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까지 제주도 내 신청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기준 오는 31일 마감하는 제주 지역 햇빛소득마을 사업 1차 공모의 신청 건수가 0건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사전 수요조사 당시 12개 마을이 참여 의사를 밝힌 데 비해 저조한 실적이다. 사업의 선제 조건인 주민 10인 이상으로 구성된 협동조합 구성 또한 올해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햇빛 관련 협동조합이 123개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협동조합을 꾸려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마을 공동 복지와 주민 소득으로 환원하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모델이다. 정부는 올해 700곳 이상, 2030년까지 전국 2500곳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으로 지난 3월부터 5월 말까지 1차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구상은 주민 동의 확보에서부터 막히고 있다.

사업 신청을 위해서는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주민 7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짧은 공모 일정 안에서 마을 총회를 열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단순히 70%의 주민 동의가 끝이 아니라 선정 추가 가점을 위해서는 최대한 높은 동의율을 확보해야 한다.

15% 자부담 또한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비의 85%는 정부가 금리 연 1.75% 장기 대출로 지원하지만 나머지 15%는 마을이 자체 조달해야 한다. 사업비는 최대 규모인 1000㎾ 기준 약 16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며 자부담금은 2억원 중반대로 예상된다. 가장 작은 규모인 300㎾의 경우에도 자부담 비용은 1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사업비를 100% 대출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가 지원 형평성·책임 의무 확보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통 연결 문제도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전력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도내 183개 배전선로 중 21개 선로의 여유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지역은 변압기와 배전선로 포화로 한전에 전기를 사고 파는 상계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ESS(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지원은 마을이 약 1억원 내외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계통연계 가능 여부를 사전 검토하고 사업 추진이 가능한 마을을 중심으로 공모를 진행하고 있고 설명했다. 계통 문제를 해결할 우선접속제도는 현재 관련 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으로 상반기 통과가 예상되지만 개정 전까지 제주도가 선제적으로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추진단을 꾸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자체 입장에서는 따라잡기 버겁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주도 에너지정책과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사업을 너무 빠르게 추진하다 보니 지자체의 인력과 지원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도는 남은 1차 공모 기간까지 최대한 신청을 독려하는 한편, 7월로 예정된 2차 공모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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