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41)노쇠(frailty)
만성병 앓고 있거나 쇠약·우울해 보이면 의심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입력 : 2020. 03. 26(목) 00:00
지난해 11월18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9 서울 국제돌봄엑스포'에서 관람객이 노인체험키트를 착용해 노년기 신체변화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화에 영양섭취 감소 등 원인
K-FRAIL 설문 통해 노쇠여부 평가
예방하면 노년기 사망 3~5% 지연
근력강화 운동·적정 영양 유지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고령인구 비율 14%를 넘기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에 비해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상태는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들의 절반 정도가 3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전체 외래 환자의 약 25%가 노인 환자이며 입원환자의 경우에는 35%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문지현 교수의 협조로 늙어서 쇠약하고 기운이 별로 없음을 의미하는 '노쇠'에 대해 알아본다.



문지현 교수.
노인 개개인의 건강상태는 차이가 큰 편으로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 활발하게 지내는 노인이라면 특별히 노인의학적 관점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주요 만성병을 동시에 앓고 있고 복용약이 너무 많거나 ▷쇠약하고 우울해 보이거나 어지럼증이 있고 ▷낙상을 자주 당하고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 ▷전신 통증이 자주 생기는 경우에는 노쇠(frailty) 상태를 의심해야한다.

노쇠는 노화 자체뿐만 아니라 영양섭취 감소, 운동부족, 다약제복용, 근감소증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신체내 각종 기관의 생리 기능 감소가 지속되면서 작은 외부 스트레스에도 대처할 저항력과 예비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노쇠가 진행될수록 보행속도 저하, 근력 저하, 신체활동 저하가 나타나고 질병에 취약해지고 질병 회복력도 약화된다. 결국 일상생활 기능장애가 쉽게 발생하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기요양보호 대상이 되거나 조기 사망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노쇠는 반드시 노화 자체나 기존 질병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즉 질병이 많은 경우 노쇠할 가능성이 높지만 질병이 없더라도 노쇠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 노인 노쇠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노쇠 전단계가 49.3%, 노쇠가 8.3%로 보고됐다. 노쇠는 그 자체가 질병이라기보다는 기능유지 상태와 기능손실 상태의 중간단계, 다시 말하면 건강과 질병의 중간단계에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건강노화를 위해서는 질병 예방 및 관리뿐 아니라 노쇠한 상태를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량 평가, 악력 측정, 보행 속도 측정 등은 노쇠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지만 평가를 위해서는 전문 의료 인력과 평가 기구가 필요하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러한 제한없이 집에서 간단하게 노쇠 여부를 평가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게 'K-FRAIL' 설문이다. K-FRAIL설문지는 피로, 저항, 이동, 지병, 체중 감소 등을 파악해 노쇠를 선별 검사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노인의 노쇠를 진단하는 데에도 유용하다는 사실이 검증됐다. ▷지난 한 달 동안 피곤하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피로) ▷도움 없이 혼자서 10개 계단을 오를 수 있는지(저항) ▷도움 없이 300m를 혼자서 이동할 수 있는지(이동) ▷고혈압, 당뇨병, 암, 만성폐질환, 심근경색, 심부전, 협심증, 천식, 관절염, 뇌경색, 신장질환 중 6개 이상의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지(지병) ▷지난 1년간 5% 이상의 체중 감소가 있는지(체중 감소) 중 세 가지 이상 항목에 문제가 있다면 노쇠로 볼 수 있다.

또 노쇠 지표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근감소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근육량 측정 및 근육의 기능을 함께 평가해야하나, 최근 간단한 설문으로 근감소증을 선별할 수 있는 설문 도구(SARC-F)가 발표됐다. 한국형 근감소증 선별 질문 항목은 근력, 보행 보조, 의자에서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낙상 등 총 5가지다. ▷무게 4.5㎏(9개들이 배 한 박스)를 들어서 나르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방안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걷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의자(휠체어)에서 일어나 침대(잠자리)로, 혹은 침대(잠자리)에서 일어나 의자(휠체어)로 옮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10개의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지난 1년 동안 몇 번이나 넘어졌는가에 답한 뒤 점수를 합산하면 된다. 첫번째~네번째 질문에는 전혀 어렵지 않다(0점), 조금 어렵다(1점), 매우 어렵다(2점)로 나눠 점수를 매기고, 다섯번째 질문은 전혀 없다(0점), 1~3회(1점), 4회 이상(2점)으로 구분한다. 10점 중 4점 이상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고, 노쇠 상태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노쇠는 다행히도 상당수에서 예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노쇠 상태로 진행된 경우도 일부에서 이전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어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쇠를 예방할 경우 입원 가능성이 낮아지고, 노년기 사망의 3~5%를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문의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 방안으로 다양한 치료법이 제시돼 있지만 안정적인 만성질환 관리를 바탕으로 하되, 새로운 급성 질병 발생 여부 확인과 치료, 운동요법을 통한 신체능력 강화, 적절한 단백질, 열량 보충 및 비타민 D 섭취, 보존적 약물치료, 남성 호르몬 치료 등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근력강화 운동과 적정 영양섭취 유지가 기본적인 치료이다. 그 외에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다약제 복용을 줄이고, 향정신성 약물복용을 확인하며 우울증을 적극 치료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쇠 상태는 다방면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차의료 주치의와의 지속적인 상담 및 포괄적인 평가에 기초한 관리가 필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건강 Tip] “성인 하루 커피 4잔, 청소년 에너지음료 2캔 이내”


성인은 하루에 커피 4잔, 청소년은 에너지음료 2캔 이상 마시면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넘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식품당국의 권고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성인은 하루 커피 4잔, 청소년은 에너지음료 2캔 이상 마시면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넘길수 있다며 주의를 권고했다. 연합뉴스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은 건강한 사람이 섭취했을 때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하루 섭취량으로 식품당국은 성인은 400㎎이하, 임산부는 300㎎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체중 1㎏당 2.5㎎ 이하로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국내 식품의 카페인 함량과 우리나라 국민의 연령별 하루 평균 카페인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권고를 최근 내놨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식품 21개 품목 883건을 대상으로 카페인 함량을 조사해보니, 볶은 커피, 액상 커피, 조제 커피 및 인스턴트커피의 1회 제공량당 평균 카페인 함량은 각각 91.5㎎(분말 7g 기준), 88.2㎎(250㎖ 기준), 55.8㎎(분말 12g 기준), 54.5㎎(분말 2g 기준) 이었다.

액상 커피 중 커피전문점 커피의 1회 제공량당 평균 카페인 함량은 132.0㎎(400㎖ 기준) 이었다.

에너지음료(탄산이 들어간 경우 탄산음료, 탄산이 들어있지 않은 경우 혼합 음료)로 불리는 음료의 1회 제공량당 평균 카페인 함량은 80.2㎎(250㎖ 기준)이었다.

아울러, 최근 3년간(2015~2017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카페인 섭취량은 65.7㎎으로 조사됐다.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에 견줘 17.6% 수준이었다.

연령별 하루 평균 카페인 섭취량은 성인(만 19세 이상) 78.0㎎, 청소년(만13~18세) 16.2㎎, 어린이(만7~12세) 5.4㎎, 미취학 어린이(만1∼6세) 1.6㎎으로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 대비 각각 19.8%, 11.3%, 6.2%, 3.7% 수준이었다.

카페인 섭취 주요 기여 식품으로는 성인은 액상 커피(커피전문점 포함), 청소년·초등학생·미취학 어린이는 탄산음료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액상 커피를 통한 카페인 섭취가 44%, 청소년은 탄산음료 50%, 초등학생은 탄산음료 60%, 미취학 어린이는 탄산음료 41% 등이었다.

식약처는 커피와 에너지음료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 수준과 우리 국민의 카페인 섭취량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하루에 성인은 커피 4잔 이하, 청소년은 에너지음료 2캔 이내로 마시는 게 카페인 과다섭취를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수면장애, 불안감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우리 국민의 하루 카페인 섭취량(㎎/day)은 2015년 61.1㎎, 2016년 64.0㎎, 2017년 71.8㎎ 등으로 늘고 있다.

식약처는 카페인 과다 섭취를 줄이기 위한 홍보와 함께 카페인 섭취량을 지속해서 평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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