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 순간부터 시작되는 '응급의료'… 생명을 잇는 목소리"
입력 : 2026. 11. 09(월) 00:00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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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방의날] 제주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가다
2012년부터 상황실 내 설치 운영… 의료상담·이송병원 선정
영상통화 활용 응급처지 지도 '한라산 심정지 소생' 대표사례
응급의료 수요 증가에도 9명이 대응… "골든타임 사수 최선"
응급의료는 119에 신고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응급의료의 출발점인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대원들.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팔을 좀 더 펴세요. 너무 빨라요. 팔을 펴고 다시 해보세요."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에 긴박감이 감돌았다. 제주시 구좌읍의 한 밭에서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신고 전화를 영상통화로 전환해 환자가 심정지 상태인 것을 확인한 구급상황관리요원 유인석 소방교가 현장에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신고자가 심폐소생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하세요. 화면을 보면서 따라하시면 됩니다. 잘하고 있어요. 2~3분 후면 구급대가 도착합니다.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유 소방교는 신고자의 동작을 확인하며 심폐소생술 자세를 바로잡고, 구급대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며 격려했다. 환자상태와 현장상황도 출동 중인 구급대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는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일반인의 언어를 구급대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쓰러졌어요', '반응이 없어요'처럼 신고자가 막연하게 전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구급대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전달해야 한다"고 전했다.

119종합상황실 내에 설치된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신고 순간부터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의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2012년 응급의료 상담 기능을 했던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정보센터(1339)가 119로 통합되면서 운영이 시작된 센터에는 간호사와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춘 구급상황관리사들이 365일 24시간 근무하며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처지 지도와 의료 상담, 병의원·약국 안내, 이송병원 선정을 지원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환자 상태를 파악해 가장 가까운 구급대를 출동시키고, 센터는 신고자와 통화를 이어가며 음성이나 영상으로 응급처치를 안내한다. 환자 상태를 파악해 구급대에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진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에 따라 환자 중증도를 분류해 이에 맞는 이송병원을 선정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 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구급상황관리요원이 영상통화를 활용해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박소정기자
올해 10월 말까지 센터를 통해 이뤄진 응급의료 상담·안내는 2만7850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6118건) 대비 6.6% 늘어난 수치다. 응급처지 지도가 1만769건으로 가장 많았고, 특히 의료 지도(5908건)와 이송병원 선정(1552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9%, 37.8% 증가해 두드러졌다. 중증환자 이송과 지역 의료기관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병원 전 단계에서의 응급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 제주 구급상황관리 인력은 전국 평균(19.4명)보다 낮은 9명(행정 1명, 구급상황관리요원 8명)으로, 현재 '4조 2교대' 체계로 이를 대응하고 있다.

신속한 신고와 센터의 응급처치 지도가 맞물리면서 골든타임을 지킬수 있었던 사례 가운데 지난 6월 있었던 한라산 심정지환자 소생 사례는 올해 가장 의미있는 사례로 남는다.

한라산 등산코스에서 아버지와 산행하던 10대 여고생이 쓰러진 40대 남성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여고생은 산행 중 봤던 자동심장충격기(AED)의 위치를 기억해 장비를 가져왔고, 아버지와 함께 센터와의 영상통화로 응급처치 지도를 받으며 심정지 상태인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와 AED를 적용했다. 다행히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환자의 자발순환이 회복됐다.

고은희 소방장은 "응급의료는 119에 신고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그 중심에서 생명을 잇는 목소리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다면 완벽한 심폐소생술을 해야한다는 부담보다 119의 안내에 따라 용기 있게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주는 도서지역 특성과 관광객 수요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응급의료 상담과 이송병원 선정 뿐만 아니라 다수사상자 대응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문대응 체계를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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