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우리가 함께해요/정착주민 지역공동체 조성사업] (7)제주옹점(중)
입력 : 2026. 09. 17(목) 03:00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전통 옹기 핵심 콘텐츠로 마을 자원 이해
도 기념물 노랑굴·검은굴
마을 보유 문화유산 탐방
그릇 체험·지도 제작까지


[한라일보]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에 남아 있는 '굴'(가마)은 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구억리노랑굴'과 '구억리검은굴'은 마을명을 따서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노랑굴'은 고온에서 흙의 표면이 녹아 자연 발색된 그릇의 색이 노르스름한 색을 띠어서 붙은 가마의 명칭이다. '검은굴'은 마지막 단계에 가마를 밀폐시켜 연기를 입혀서 완성된 그릇 색깔이 검은색을 띠어서 그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지난달 제주도옹기장 김정근 보유자의 안내로 참가자들이 구억리에 남아 있는 굴(가마)을 탐방하고 있다. 제주옹점 제공
'2020 서귀포시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펴낸 '노랑굴 검은굴 구억리 그릇이야기'를 보면 예부터 화산흙이 있는 제주에서는 그릇을 만들지 못한다고 여겨 왔지만 구억리 사람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이웃한 신평리 흙구덩이에서 찰흙을 얻어 옹기를 빚고 마을의 울창한 수림 지대에서 구해 온 나무로 '돌굴'에 불을 때 구억리 그릇을 탄생시켰다.

따라서 제주옹점 '옹기마을 공감 프로젝트'의 핵심 콘텐츠는 제주 옹기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에는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도옹기장 김정근 보유자(굴대장)의 안내로 섯굴, 폭낭굴, 검은굴 등 '옛 옹기터' 탐방을 벌였다. '옛 옹기터'로 향하기 전 옹기 제작 체험으로 소금 단지를 빚었던 참가자들에겐 옛적 그릇 하나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쳤는지 짐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금 단지는 당초 성형 작업으로 끝낼 계획이었지만 김정근 굴대장의 지원으로 오는 11월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무렵에는 3박 4일 불을 지펴 전통 가마에서 구워 낸 그릇을 각자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참가자들은 제주 옹기마을의 숨결이 담긴 '굴'을 둘러본 후 지역 경관, 자원 정보 등을 공유하는 그림 지도를 공동으로 제작했다. 구억리에서 썼던 약 10기의 '굴' 위치, 4·3성터, 옛 학교 자리 등을 표시한 '옹기마을 공동체 지도'다.

제주 정착 전 대정읍 영어교육도시를 오가며 생활하다 5년 전 제주시 한경면에 둥지를 틀었다는 최효숙 씨는 "유약을 바르지 않는 제주 전통 옹기에 관심이 많아서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직접 내 손으로 소금 단지를 만드는 기쁨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제주 방언도 익힐 수 있어서 더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희기자

<제작 지원=제주특별자치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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