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실종사건 허위종결 경찰관 "업무 부담감 때문에…"
입력 : 2026. 09. 01(화) 16:22수정 : 2026. 09. 01(화) 17:16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제주경찰청, 1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30대 A경장 구속 송치
프로파일러 "피로감 속 업무태만적 동기 주된 배경" 분석
기존 2건 외 허위종결·해제 의심 사례도 25건 추가 확인
전담수사팀 구성한 제주지검, 한달간 직접 사건 보완수사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1일 오전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제주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경찰관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 실종사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업무 부담감 등 이유로 사건을 허위 종결 처리했다는 경찰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제주경찰청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30대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원집행방해 혐의로 이날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A경장의 범행동기에 대해 "A경장이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A경장 조사때 투입된 프로파일러(심리분석관 5명)는 A경장의 범행동기에 대해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하면서 "A경장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고 분석했다.

ㅣ허위내용 입력한 이유는

경찰에 따르면 A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실종사건'과 지난 7월 '60대 남성 실종사건'과 관련해 실종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음에도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허위사실을 통보한 뒤 112신고시스템과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종결·해제해 실종신고처리 직무를 유기하고 실종자 수색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1일 실종사건 허위종결 혐의로 구속 송치된 A경장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강희만기자
A경장은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30대 여성 장모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해 실종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종자와 연락됐고 신변에 이상이 없으며 경찰관 만나기를 극구 거부한다, 신고자에게 위치를 알리지 말라'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허위사실을 통보한 후 같은날 오후 9시 11분쯤 서부서 실종팀 사무실에서 112신고시스템에 이같은 허위내용을 입력해 112신고를 종결하고, 같은날 오후 10시 21분쯤 같은 방법으로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 코드로 입력 후 종결·해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경장은 지난 7월 2일 오후 6시2분쯤 실종신고된 또다른 60대 남성 B씨 사건과 관련해서도 장씨 사례와 유사한 방식으로 신고자에게 허위사실을 통보한 뒤 같은날 오후 11시 22분쯤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소재 발견'으로 허위내용을 입력해 종결·해제하고 2분 뒤인 오후 11시 24분쯤 112신고시스템에 이같이 허위내용을 입력해 112신고를 종결한 혐의다.

경찰은 '30대 여성 실종사건'과 관련해 A경장이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내용을 입력한 것에 대해 "허위 종결 사실이 나중에 탄로날까봐 그랬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했고, '60대 남성 실종사건'과 관련해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소재 발견'으로 허위 내용을 입력한 것에 대해 "112신고 접수 전에 신고자가 경찰서를 방문해 다른 직원과 상담했기 때문에 삭제시 탄로날 것이라 생각한 듯하다"고 말했다.

l 송치 후에도 전수조사 계속

경찰은 A경장이 지난해 3월 10일부터 올해 7월 23일까지 약 16개월간 서부서 실종수사팀에 근무하면서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한 1차 전수조사를 마무리해 발표한 중간결과에서 298건 중 기존 '30대 여성 실종사건'과 '60대 남성 실종사건' 등 2건 외에 추가로 허위종결·해제 의심 사례 25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10건은 기존 2건의 사건처럼 실종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허위로 내용을 입력한 후 사건을 종결한 사례다. 나머지 15건은 실종자와 연락이 닿아 사건을 종결 처리했으나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 등 코드를 허위로 입력해 해제(삭제)한 사례다. 현재까지 전수조사 결과 해당 실종자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전수조사 결과 확인된 추가 허위 종결사례에 대해서도 철저 수사할 방침이다.

이날 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방검찰청은 한달간 직접 보완 수사에 나선다. 형사1부장을 주임 검사로 지정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검찰은 경찰 수사 기록을 토대로 A경장을 상대로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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