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성게 가시로 엮은 우도의 시간과 기억
입력 : 2026. 06. 22(월) 17:02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한희선 설치 작품전 7월 3일까지 우도 곳곳
한희선 개인전이 우도창작스튜디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 제공
[한라일보] 둥근 몸에 가시가 박혀 있는 성게. 해녀가 바닷속에서 채취하는 해산물 중 하나다. 2024년부터 우도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작업을 이어 가고 있는 한희선 작가가 성게를 주요 재료로 개인전을 펼치고 있다. 우도창작스튜디오 갤러리(우도면 영일진사길 15-5, 전시장 개방 시간 낮 12~오후 6시) 등 우도 곳곳에서 이달 20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하는 설치 미술전 '가시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 몸'이다.

작가는 이 전시를 위해 해녀들이 고된 물질을 끝낸 뒤 성게알을 분리하는 작업 후 버려지는 성게를 하나하나 수집했다. 그 가시를 엮어 사방이 바다인 우도가 겪어 왔던 물 부족의 역사와 해녀들의 삶을 연결하며 갈증에 대한 감각을 시각화했다.

성게 가시는 날카롭지만 쉽게 부서진다. 작품 속 가시는 상처와 방어, 생존과 취약함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해녀의 노동을 기억하는 존재이면서 각자가 품고 살아가는 내면의 가시를 상징하기도 한다.

야외 설치 작품은 전흘동, 영일동, 하고수동, 하우목동 등 해녀 불턱 인근 6곳에 자리했다. 작가는 "우도 전체를 전시장으로 확장해 드라이브형·산책형 아트 트레일로 기획했다"며 "익숙한 관광 동선 위에 예술적 경험을 더함으로써 방문객들은 우도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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