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넝쿨에서 발견한 절실한 생의 에너지
입력 : 2026. 04. 29(수) 16:57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김미형 개인전 '눈앞의 풍경' 5월 한 달간 노바운더리갤러리
김미형의 '혼자가 아니야'(2026). 작가 제공
[한라일보] 그가 넝쿨(덩굴)에서 본 건 놀라운 생명력이었다. 여름이면 싱싱한 초록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넝쿨은 근래 제주에서 유해한 대상으로 여겨지며 제거 작업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그의 시선은 다르다. 5월 1일부터 노바운더리갤러리에서 열리는 김미형 작가의 개인전에 가면 그가 넝쿨에서 느낀 특별한 감정을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2021년부터 서귀포에 둥지를 틀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엔 제주 겨울날 마주한 뼈대 같은 넝쿨들의 자태에 매혹돼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번에는 '눈앞의 풍경'이란 이름을 달고 푸르른 계절의 넝쿨을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작가는 얽히고설킨 채로 이런저런 모양을 한 넝쿨에서 어떤 존재를 봤다. 어쩌면 작가의 소망이 투영되었는지 모른다. 두 손을 모아 간절한 기도를 하는 여자, 그 여자의 손을 잡고 함께 마음을 전하는 남자. 때로는 산 자들 사이를 떠도는 유령들이 거기에 서 있다. 작가는 "두 눈을 사로잡은 넝쿨의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어떤 상황에서도 뻗어 나가는 절실한 생의 에너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서귀포에서 만난 잊지 못할 장면들도 그림으로 기억했다. 감귤원 창고도 그중 하나다. 오래된 창고의 외벽을 우리네 고단한 삶에 빗대듯 붉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갤러리는 서귀포시 표선면(번영로 2610)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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