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Pet] 항문낭염(canine anal sacculitis)
엉덩이 끌며 앞으로 나간다면 주의깊게 보자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입력 : 2022. 11. 11(금) 00:00
[한라일보] 강아지들과 같이 있다 보면 종종 강아지들이 앞다리를 뒷다리 사이에 넣고 엉덩이를 끌며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대개의 경우 보호자들은 애들이 미끄럼놀이를 하는 것으로 오인해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 버린다. 또는 내부기생충에 감염돼 항문을 가려워하는 증상으로 여겨 구충제 한 번 먹이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엉덩이를 끌고 다니는 일명 '똥꼬스키'는 항문 주위가 심하게 가렵거나 또는 어떠한 이물감 등으로 불편할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다. 이런 불편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미용시 클리퍼 날에 의한 자극과 대변 후 뒷처리시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인한 자극, 항문낭의 문제에 의한 불편함 등이 있다. 그중 오늘은 항문낭염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항문낭(anal sac)이란 개, 고양이를 비롯해 대부분의 육식동물에게 있는 기관으로 항문주위에 있는 분비선으로 항문의 끝 쪽 4시와 8시 방향의 피부 안쪽에 분비물을 포함하고 있는 조롱박 모양의 주머니이다. 강아지의 꼬리를 등쪽으로 들어 올렸을 때 작은 바늘구멍만한 구멍을 볼 수 있는데 그곳이 항문낭의 입구이다. 항문낭 안엔 분비물이 액체 상태로 있으며 대개 연한 갈색의 심한 악취를 풍긴다. 대체적으로 배변시 또는 과도한 흥분시 분비되며, 산책 할 때 영역표시로 자신의 엉덩이를 나무나 또는 풀숲에 문질러 항문낭액을 묻혀서 자신의 고유한 냄새를 남기기도 한다. 이러한 항문낭에 항문낭액이 장기간 정체되고 부패해 항문낭 점막을 자극함으로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것을 항문낭염이라 한다.

항문낭염의 원인으로는 항문낭 내에 분비된 분비물의 점조도가 높아지거나, 또는 분비물 내에 혼합돼 있는 과립 형태의 물질로 항문낭의 배출통로가 막혀 발생하며 특히 이러한 경우는 노령견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외에 항문낭액의 과잉분비(지루성 체질의 개에서 흔함), 연변이나 설사를 지속적으로 하는 개, 근육의 긴장이 약하고 비만인 노령견, 운동 부족과 배변빈도의 저하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항문낭염의 증상으로는 항문 부위를 바닥면 등에 마찰하듯이 끌고 다니거나(일명 '똥꼬스키') 자꾸 혀로 핥으며, 배변시 이상동작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항문부위와 암컷의 경우 회음부. 또는 음순에 찰과상과 종창이 발생하기도 한다. 항문낭염으로 항문 부위를 비비거나 핥아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 '항문주위염'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원인인 항문낭염이 치료가 되면 항문주위염은 아주 빠르게 치유된다. 꼬리를 들면 항문낭 부위가 얕은 오름처럼 솟아오르게 보이며 그곳을 만지면 통증으로 인해 싫어한다. 항문낭염이 지속되면 항문낭이 농양화하기도 하고 곪아서 터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항문낭의 치료는 궤양과 누관이 생기지 않았을 경우 비교적 간단하게 항문낭의 내용물을 제거함으로써 해결이 된다. 항문낭 내용물의 제거 이후에는 항생연고 등을 이용해 항문낭 안으로 주입한다. 그러나 이미 해당 부위의 염증이 깊어져 있을 경우 전신적인 항생물질요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항문낭염이 궤양 또는 곪아 터졌을 경우 전신적인 항생물질요법과 더불어 국소 창상요법을 실시하게 되며(단, 이러한 내과적 치료는 재발가능성이 높다) 만약 증세가 호전 되지 않는다면 외과적 수술을 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항문낭 적출수술을 실시하게 되는데 만약 염증 부위가 깊다면 외측 항문괄약근, 항문거근의 손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분변의 실금이 일어날 수 있다.

항문낭염은 사실 항문낭액이 배출되지 않아 문제가 되는 질병이므로 배출이 잘 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꾸준한 산책과 운동을 하면서 배변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항문낭액을 짜주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항문낭액은 일반적으로 월 1회 정도 짜주는 것이 좋다.

<강성진 가람동물병원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971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