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량 증가… 사용후 배터리 활용 대책은 '제자리'
입력 : 2026. 08. 31(월) 17:08수정 : 2026. 08. 31(월) 17:23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제주, 배터리 급증에도 활용 연관 산업 생태계 조성 한계
연구·개발, 기업육성 등 인프라 확대에 선제적 대응 필요
전기차 이미지.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지역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도 급증하고 있지만, 도내에서 이를 활용한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 보급된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이 도래하면서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연구·개발 투자와 기업 육성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9년 제주테크노파크(이하 제주TP)에 위탁해 국내 최초로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를 구축하고 사용후 배터리의 회수부터 평가, 재사용, 매각까지 연결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했다. 이어 제주TP는 2023년 전국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확대해 왔다.

31일 제주도와 제주TP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제주지역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4만9300여대로 이는 도내 전체 운행 차량의 11%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도내에서 회수되는 사용후 배터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80건이 회수 됐는데, 2025년에는 287건이 회수되며 6년 만에 3.5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도 8월 31일 기준 277건이 회수됐다. 매각 실적 역시 증가세다. 2024년 211대였던 매각 물량은 2025년 442대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도내에서 회수되는 사용후 배터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제주의 신산업과 기업 육성으로 연결하기 위한 연관 사업 생태계 조성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특히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의 연구개발 등 운영 여건도 예산적 한계로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후 배터리 물량은 늘어나는데, 이와 관련된 예산은 매년 제자리 걸음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운영 예산을 보면 센터는 제주도로부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3억5000만원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해 왔다. 이어 지원 예산은 2024년 2억9400만원, 2025년 2억8000만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지난해 보다 소폭 상승한 3억1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너지 관련 전문가는 "단순히 사용후 배터리를 회수하고 매각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TP 관계자는 "매년 제주도와 협의해 센터 운영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예산 확대의 필요성도 설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연구·개발 산업화 기반을 강화하고 사용후 배터리의 활용 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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