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제주 안에서 새로움을 엿보다
입력 : 2026. 08. 31(월) 18:06수정 : 2026. 08. 31(월) 18:38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미술동인 집, 올해로 25번째 정기전
이달 3일까지 제주문예회관 3전시실
이정숙 작 '바라봄의-시작'.
[한라일보] 붉은 동백꽃을 피어낸 나무들이 마치 숲을 이룬 듯하다. 그러나 그 거대한 모습이 강하고 억세기보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림 속 한낱 작은 존재인 여성도 이를 편안히 바라본다.

주로 자연물을 화폭에 담고 있다는 이정숙 작가는 제주 자연과의 '공존'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동백꽃이 피고 지는 서귀포의 한 마을에서 건진 동백나무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에는 '바라봄의-시작'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이 작가는 "자연은 거대하지만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쉼을 느끼는 것"이라며 "그런데 제주의 일상적인 풍경이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매년 스케치했던 장소인데 다음에 가보면 (원래 있던) 나무가 없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달 3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이어지는 '미술동인 집'의 정기전에는 이렇게 누군가의 제주가 존재한다. 모두 13명의 작가가 '제주 이야기'라는 하나의 제목으로 다양한 시선과 예술세계를 꺼내놨다. 강금실 고민철 고인자 김복신 김수연 김숙희 김애란 김용환 이정숙 좌경희 최선영 한용국 현민자 등이 참여했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제주는 사실적이기도, 때론 새롭기도 하다. 성산일출이 자리한 고인자의 '시간의 바람'도 현실인 듯 아닌 듯 오묘한 색채로 내면세계를 풀어낸다. 고민철의 '제주적추상-바다'는 추상이란 개념으로 작가의 속마음에 다가선다.

고인자의 '시간의 바람'.


미술동인 집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가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풍광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과 감성, 그리고 각 작가가 만들어 가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익숙한 제주를 다양한 시선으로 만나고 저마다 품고 있는 기억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전시는 미술동인 집의 25번째 정기전이다. 제주대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출신들의 모임으로 매년 정기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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