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7회 임시회 결산] 제주 시설관리공단 설립·포괄적 권한 이양 '시동'
입력 : 2026. 03. 30(월) 03:00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한라일보·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공동기획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안' 통과… 공공중심 운영 체계 전환
자치권 강화·제도 전환 방점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 의결
필수농자재·돌봄노동자 조례안 가결… 주민참여 입법 결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제447회 임시회'를 열고 2026년도 도정 주요 정책을 점검하는 한편 각종 동의안과 조례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본회의 모습.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지난 27일 폐회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47회 임시회에서는 공공시설 운영 체계 개편과 자치권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를 비롯해 주민청구 조례안 처리 등 민생과 직결된 다양한 현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시설관리공단 설립과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 등 굵직한 안건이 잇따라 처리되며 향후 도정 운영 방향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임시회 주요 쟁점과 성과를 정리했다.



▶잇단 무산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안 통과=이번 회기 최대 현안 중 하나는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 조례안' 처리였다. 조례안은 재석의원 39명 가운데 찬성 30명, 반대 7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제주시설관리공단은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을 전담 운영하는 조직이다. 현재 민간 위탁 중심의 운영 구조를 공공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제주도는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할 경우 비용 절감과 함께 시설 운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조례안에 제시된 비용 추계에 따르면 공단 설립 시 향후 5년간 약 520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기존 민간 위탁 방식과 비교할 때 386억원가량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직은 1실 2본부 체제로 정원 387명 규모로 설계됐으며, 출범 초기에는 295명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민선 7기 원희룡 도정 당시 공단 설립을 추진했지만 1000명 이상의 과도한 정원에 따른 재정 부담 문제가 제기되며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민선 8기 오영훈 도정 들어 조직 규모를 축소하고 기능을 재조정해 다시 추진하면서, 공단 설립안은 이번 임시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다만 공단 설립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환경기초시설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행정이 기피하는 업무와 민원 처리를 외주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심사 과정에서는 공단 이사장 선임 등 핵심 절차가 차기 도정에서 이뤄질 예정인 만큼, 현 의회가 아닌 차기 의회로 논의를 넘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반면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외도·이호·도두동)은 "시설관리공단 설립 논의가 장기간 이어져 온 만큼 더 이상 미룰 경우 동일한 논쟁이 반복될 수 있다"며 "행정의 연속성과 정책 추진을 위해 지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조례안 본회의 통과에 따라 민선 9기 도정 출범 전까지 시설관리공단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차기 도정에서 이사장 선출과 조직 구성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 의결… 포괄적 권한 이양 시동=자치권 강화를 위한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도 이번 임시회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한 이번 동의안은 '포괄적 권한 이양'을 중심으로 제도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개정안은 개별 법령에 규정된 국가 권한 가운데 특정 권한만을 선별해 지방으로 넘기는 기존 '포지티브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정부 권한으로 반드시 남겨야 할 사항과 조례로 위임할 수 없는 법규만을 제주특별법에 명시하고 나머지는 도지사 권한으로 인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다.

이번 제도개선안에는 총칙을 비롯해 산지관리법·공유수면법·옥외광고물법 관련 특례 등 4건이 원안 가결됐고, 관광진흥법과 지하수법 일부 조문은 중복 소지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또 중앙 권한 이양에 따른 재정 소요를 반영한 108건의 개별과제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점 운영 수익금을 공항 소음 피해 지역 지원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지역 환원 기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기관 내 특수의료장비 도입 요건 완화와 보건소장 임용 기준 명확화 등도 함께 반영됐다. 반면 정책연구위원 정수 확대 특례는 제외되는 등 일부 쟁점 과제는 조정됐다.

심의 과정에서는 제도 전환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삼양동·봉개동)은 "기존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중앙부처가 동의하더라도, 실제 수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며 "도지사의 권한만 커지는 것이 아닌, 도의회 견제 기능이 조례 속에 함께 녹아들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이번 동의안 통과에 따라 후속 보완 작업을 거쳐 오는 4월 중 제주지원위원회(국무조정실)에 제도개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앙부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논리 보강과 설득 작업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주민청구 조례 잇따라 통과… 민생 체감도 높여=이번 임시회에서는 주민 참여로 발의된 조례안들이 잇따라 가결되며 민생 정책 기반 확대라는 성과도 거뒀다.

'필수농자재 지원 조례안'은 재석의원 41명 중 40명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종자·비료·퇴비·농약 등 농업 필수 자재 비용을 지방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제도적 지원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핵심 쟁점이었던 지원 방식은 '지원해야 한다'는 규정에서 '지원할 수 있다'로 수정되며 현실적인 재정 여건을 고려한 절충안이 마련됐다. 해당 조례안은 도지사 예산권 침해 논란으로 한 차례 심사가 보류됐지만, 제주도와 농민단체 간 협의를 거쳐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돌봄노동자 지위와 권리보장을 위한 조례안'도 함께 통과되며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심의 과정에서는 종합계획 수립 조항을 둘러싼 논의가 있었지만 원안이 유지됐고, 돌봄노동자 정의는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에 소속돼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정비됐다. 처우개선 수당 조항은 예산 추계 문제 등을 이유로 삭제됐다.

두 조례안은 각각 수천 명의 도민 의견을 바탕으로 발의돼 약 1년여의 논의 끝에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주민참여형 입법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현장의 요구가 제도화된 사례"라는 평가와 함께, 실제 정책 효과로 이어지기 위한 후속 예산 확보와 집행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이상봉 의장은 제447회 임시회 폐회사에서 "제2공항 정보공개 종합 자료집 초안을 조만간 공개해 도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 해결의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 투명한 공개, 도민의 자기결정권 보장이라는 3대 원칙이 흔들림 없게 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제주 공동체가 상생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와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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