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문화광장] 안성기를 빼놓고 80·90년대 한국 영화를 논할 수 없다
입력 : 2026. 02. 03(화) 00: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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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안성기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는 말을 남긴 영화배우이자, 강수연과 함께 1980·90년대의 중요한 한국 영화엔 반드시 등장한 배우이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송강호와 같은 비중의 배우로,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최소한 '기본은 한다'를 넘어서 작품성이나 시의성이 두드러진 경우가 많아서 '그가 나오는가?'가 영화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장호, 임권택, 배창호, 정지영, 이명세, 강우석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1952년생인 그는 1957년 아역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80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 농촌에서 올라와 서울 변두리 개발 지역에서 중국집 배달원을 하는 덕배 역할을 맡으면서 성인 배우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작품 선택 경향이 드러나게 된다. 이 영화는 급격한 농촌의 붕괴와 서울의 확장을 보여주는 사실주의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1981년 이장호의 '어둠의 자식들'에도 출연하고서는, 이장호의 조감독 출신인 배창호 감독의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1982)에서 소매치기 전과자 출신으로 아들과 아내를 찾는 택시 운전사의 역할을 맡는다. 같은 사실주의 계열의 영화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에서는 1975년 서해염전 폐업의 풍경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임권택 감독과는 '만다라'(1981)에서 만나 구도승 법운의 역할을 맡는다. 임권택은 우리나라 장례식의 풍경을 담은 민속지적 영화 '축제'(1996)와 '화장'(2015)을 만드는데, 이 두 편의 영화에서도 안성기는 주연을 맡는다.
항상 심각한 작품에만 출연한 것은 아니다. 배창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1989)에는 스타를 꿈꾸는 이발사 역의 배창호와 함께 출연해 영화감독을 꿈꾸는 이류 개그맨의 역할을 맡아 찰리 채플린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낸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에서는 냉혹한 킬러의 역할을 맡아서 형사 박중훈과 폭우 속의 대결을 펼치는데 이 장면은 외국영화에도 인용된다. 안성기와 박중훈은 박광수 감독의 데뷔작 '칠수와 만수'(1988)에서 서울강남고속터미널 근처 옥상의 광고판을 페인트칠하다 시국사건에 휘말리는 블랙 코미디를 잘 그려냈다. 이 콤비는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시리즈에서도 같이 출연하고,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2006)에서도 다시 만난다.
'남부군'(1990)의 이태 역, 월남전 배경의 안정효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하얀 전쟁'(1992)에서는 월남전 참전용사 출신의 소설가 역할을 맡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정지영의 연출이다. 정지영과는 판사에게 석궁을 쏜 전직 교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부러진 화살'(2012)에서 다시 작업을 한다. 조정래 원작의 '태백산맥'(1994)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영화를 움직이는 초상화라고도 한다. 유튜브 한국고전영화 채널에서 그의 영화를 만나보자. <김정호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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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생인 그는 1957년 아역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80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 농촌에서 올라와 서울 변두리 개발 지역에서 중국집 배달원을 하는 덕배 역할을 맡으면서 성인 배우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작품 선택 경향이 드러나게 된다. 이 영화는 급격한 농촌의 붕괴와 서울의 확장을 보여주는 사실주의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1981년 이장호의 '어둠의 자식들'에도 출연하고서는, 이장호의 조감독 출신인 배창호 감독의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1982)에서 소매치기 전과자 출신으로 아들과 아내를 찾는 택시 운전사의 역할을 맡는다. 같은 사실주의 계열의 영화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에서는 1975년 서해염전 폐업의 풍경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임권택 감독과는 '만다라'(1981)에서 만나 구도승 법운의 역할을 맡는다. 임권택은 우리나라 장례식의 풍경을 담은 민속지적 영화 '축제'(1996)와 '화장'(2015)을 만드는데, 이 두 편의 영화에서도 안성기는 주연을 맡는다.
항상 심각한 작품에만 출연한 것은 아니다. 배창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1989)에는 스타를 꿈꾸는 이발사 역의 배창호와 함께 출연해 영화감독을 꿈꾸는 이류 개그맨의 역할을 맡아 찰리 채플린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낸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에서는 냉혹한 킬러의 역할을 맡아서 형사 박중훈과 폭우 속의 대결을 펼치는데 이 장면은 외국영화에도 인용된다. 안성기와 박중훈은 박광수 감독의 데뷔작 '칠수와 만수'(1988)에서 서울강남고속터미널 근처 옥상의 광고판을 페인트칠하다 시국사건에 휘말리는 블랙 코미디를 잘 그려냈다. 이 콤비는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시리즈에서도 같이 출연하고,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2006)에서도 다시 만난다.
'남부군'(1990)의 이태 역, 월남전 배경의 안정효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하얀 전쟁'(1992)에서는 월남전 참전용사 출신의 소설가 역할을 맡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정지영의 연출이다. 정지영과는 판사에게 석궁을 쏜 전직 교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부러진 화살'(2012)에서 다시 작업을 한다. 조정래 원작의 '태백산맥'(1994)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영화를 움직이는 초상화라고도 한다. 유튜브 한국고전영화 채널에서 그의 영화를 만나보자. <김정호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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