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 기후대응 표준관측망 입지 변경된다
입력 : 2025. 09. 08(월) 16:55수정 : 2025. 09. 08(월) 18:22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국립생태원 지난달 보완조사 마쳐… 관측 타워 20m 이동
환경단체 “수산곶자왈, 숨골 지형·희귀식물 서식지” 반발
“기후위기 대응 위한 필수작업 … 환경훼손 최소화할 것”
생태계 기후대응 표준관측망 조감도.
[한라일보] 제주지역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샀던 곶자왈 내 ‘생태계 기후대응 표준관측망 구축사업’에 대한 보완조사가 실시되면서 관측 타워의 입지가 변경될 예정이다.

8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의 수산곶자왈에 추진되고 있는 표준관측망 사업은 보완조사 결과에 따라 철탑(관측 타워) 입지가 기존에서 20m 떨어진 지점으로 변경됐다. 국립생태원은 변경된 안으로 서귀포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생태계 기후대응 표준관측망 구축사업은 기후위기에 따른 숲과 습지 등의 환경 변화를 국가 차원에서 모니터링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제주 수산곶자왈을 포함한 전국 5곳에 약 30m 높이의 철탑(관측 타워)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제주지역 사업 예정지에 숨골 지형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곶자왈사람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사업 중단을 촉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 이들 단체는 ▷공사 자재·인부 이동 경로에 특산종 가시딸기 군락지·희귀식물 새우란 자생지가 겹치는 점 ▷철탑 구축 시 발생할 경관상의 문제 ▷자연환경보전법의 사업 관련 조항 미비 등을 지적했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환경단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보완조사를 실시, 숨골을 피해 관측 타워 입지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또 도내 식생 전문가와 함께 사업 예정지의 숨골 지형과 특산종·희귀식물 서식 여부에 대한 보완조사를 마쳤다.

국립생태원은 입지 변경에 대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말쯤 환경단체와 주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거시적인 기후위기 대응책 수립을 위해 관측 타워 설치가 필수적인 만큼 일부 환경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곶자왈 숲이 얼마나 탄소를 흡수하는지, 기후위기에 따라서 어떻게 숲이 변화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곶자왈의 가장자리가 아닌 내부에 설치하게 됐다”며 “수산곶자왈은 곶자왈이 넓게 형성돼 있고, 주변에 인위적인 탄소 발생원이 없어 관측 타워 입지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측 타워 설치 과정에서 일부 식물과 환경 훼손이 발생할 수 있으나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며 “관측 타워 인근 환경 훼손은 정확한 관측에도 방해가 되는 만큼 최대한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환경단체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관련기사
"곶자왈 숨골에 생태계 기후대응 표준관측망 구축 부적절"
“곶자왈 숨골에 30m 철탑? 기후대응 관측망 사업 중단하라”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99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