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7·끝)제주 신재생에너지 모범도시 성공 방안은
입력 : 2026. 10. 30(금) 03:00수정 : 2026. 10. 30(금) 07:12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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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확대 넘어 도민 이익 중심으로 정책 전환해야
주민 투자 배당·공공 환원 병행… 금융 지원 체계 개선
송전망·저장시설 확충해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해야
발전시설 유지·보수에 지역 기업·인력 참여 확대도

한림해상풍력단지 전경. 고대로기자


[한라일보] 제주지역 풍력·태양광 발전 수익을 도민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연결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생산·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공정한 이익 공유를 위한 관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압 안정과 계통 관성 확보를 지원하는 동기조상기, 재생에너지 발전량 관제시스템 등 전력 인프라는 필수적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024년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2024~2038년)을 통해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가 증가하는 제주지역에 대한 특별 대책을 마련했다. 재생에너지 지속증가 지역으로 제주를 분류하여 계통 불안정 가중 전망에 따른 안정화설비 보강으로 고(高) 관성 '플라이휠 동기조상기' 적용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속도에 맞춰 전력망과 계통 안정화 설비가 제때 확충되지 않으면서 출력 제어가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는 송전망 확충과 에너지저장장치 보급, 전력 수요 관리, 분산에너지 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제주도민의 주민참여형 발전사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발전 수익의 일부를 연금 형태로 안정적으로 배분받을 수 있도록 금융 지원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제주에서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곳은 한림해상풍력이다. 100㎿급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에는 인근 3개 마을 주민 1009명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 주민들이 발전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다.

다만 주민 투자금의 조달 방식은 검토해야 할 대목이다. 한림해상풍력 주민 투자금 300억원 가운데 200억원은 한국에너지공단의 장기 저리 정책 자금 융자를 활용하고, 나머지 100억원은 금융권 대출로 조달했다. 주민들이 대규모 자기 자본을 마련하지 않고도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에너지공단의 장기 저리 정책 자금은 지원 대상이 제한돼 있다. 정책 자금 저리 융자 지원 대상은 발전시설과의 거리, 거주 기간, 어업권 피해 여부 등에 따라 정해져 있다. 따라서 대규모 풍력발전사업에 제주도민 전체가 투자할 수 있도록 하려면 기존 금융 지원 제도의 적용 범위부터 검토해야 한다.

가시리 풍력발전기. 고대로기자
이 같은 문제는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제주도는 추자해상풍력의 개발이익 공유 방식을 개편해 추자 주민에게 우선 투자 기회를 부여하고, 이후 제주도민 전체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추자 주민과 제주시·서귀포시 도민이 같은 조건으로 정책 융자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정책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도민이 일반 금융권 대출로 투자금을 마련한다면 금융비용 차이로 실제 수익에도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배당 혜택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주민 투자금에 대한 배당과 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투자에 참여한 주민에게는 수익을 배분하되, 별도의 제주 발전기금이나 공공 환원 재원을 마련해 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도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은 참고할 만한 사례다. 신안군은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지역 주민에게 배분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 개인의 투자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제주에서도 마을 단위 공동 발전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마을회나 주민협동조합이 공공시설과 마을 공동시설의 지붕, 기존 건축물과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수익을 주민 복지와 마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유지·보수와 설비 관리, 전력 저장·운영 분야에 지역 기업과 인력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전 수익 배분뿐 아니라 관련 산업에서 일자리와 사업 소득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민 소득을 안정적으로 늘리려면 전력 계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추자해상풍력 역시 육지 송전망 확보가 선행돼야 주민 투자와 개발이익 공유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뿐 아니라 실제 송전망 구축계획과 비용 분담, 제주·전남 간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제주형 재생에너지 소득 모델의 핵심은 발전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주민뿐 아니라 투자 여력이 없는 도민도 개발이익을 공유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주민 투자 배당과 공공 환원을 병행하고, 마을 공동 발전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망과 저장시설을 확충해 안정적인 발전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의 바람과 햇빛이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려면 발전설비 확대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도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얼마나 돌아가는지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끝>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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