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양보호구역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뒷전
입력 : 2026. 07. 13(월) 00:00
[한라일보] 해양보호구역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거나 경관이 뛰어나 보전할 가치가 높은 해역을 법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평가된다. 제주에서는 관할 해역의 11.6%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해양보호구역이 폐어구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심각하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최근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해양보호구역 16곳의 50개 조사지점 가운데 92%인 46곳에서 폐어구가 발견됐다. 폐어구는 모두 37종 1661개였다. 폐어구에 얽혀 죽거나 다친 해양생물은 23종 183개체로 집계됐다. 피해 생물 가운데 6종은 남방큰돌고래, 밤수지맨드라미, 해송 등 해양보호생물로 확인됐다. 이는 해양생물보호를 위해 지정된 보호구역에서도 폐어구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양보호구역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침적 쓰레기는 낚싯줄이었다. 육상에서는 플라스틱 부표가 전체 해양쓰레기 중 34.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수중에서는 낚싯줄이 23.4%로 가장 많았다.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만 해놓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해양보호구역 14곳 중 행정 계획에 따라 실제 관리가 이뤄지는 지점은 한 곳뿐이다. 특히 레저낚시로 인한 피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레저낚시를 관리하는 제도나 지침은 없다. 제주도는 해양보호구역 관리 강화와 폐어구 발생 저감 방안 등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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